유사성 논란 '브라보 마이 라이프'-'즐거운 인생', 색깔이 다르다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논란에 휩싸였던 두 영화 '즐거운 인생'(감독 이준익)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감독 박영훈)가 잇따라 시사회를 가지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중년 남성들이 밴드를 조직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캐스팅된 배우의 면면조차 너무도 비슷한 느낌을 줘 의구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두 영화는 '색깔이 다르다'는 게 중평이다.

'즐거운 인생'은 치밀한 내러티브보다는 시원한 음악을 통해 관객들의 카타르시스를 유도하는 스타일의 영화. 극중 삽입곡인 '터질거야'와 '즐거운 인생' 등은 이미 디지털 싱글앨범으로도 발매됐을 만큼 음악적 완성도가 뛰어나고 배우들의 악기 연주실력 역시 수준급이다. 이 감독은 배우들의 연주 장면을 일절 대역없이 '풀샷'으로 잡을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밴드'라는 소재를 차용했을 뿐, 중년 남성들의 고독감과 비애를 그리는 데 치중해 '즐거운 인생'과 차별화를 뒀다. 중장년 배급 관계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데서 알 수 있듯 그려내는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타깃 관객 연령대가 높고, '즐거운 인생'에 비해 음악적인 부분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박준규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등 열의를 보였지만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다른 느낌의 영화가 됐지만 불과 한 주 차이로 개봉을 하게 된 만큼 둘 중 한 작품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즐거운 인생' 제작사는 느긋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 주 먼저 개봉하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측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즐거운 인생'의 시사회 직후 "모든 영화의 소재는 동시대의 대중적 현상이 잠재돼 있는 건데, 가끔식은 같은 시간대에 발췌돼기도 한다"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의 유사성 논쟁을 일축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박영훈 감독은 지난 금요일(31일)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시사회 직후 "이미 2005년에 작품을 기획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어려워 7월에서야 크랭크업을 했다. 그런데 2월에 기획된 비슷한 소재의 영화('즐거운 인생')가 오히려 빨리 진행이 돼 난감했다"면서도 "어떤 게 먼저냐, 나중이냐를 떠나서 한국영화니까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오는 목요일(6일), '즐거운 인생'은 다음 주 목요일(13일) 개봉된다. 관객들은 어떤 영화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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