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엽기 캐릭터 열연 "연기하며 내가 살아있단 걸 느껴"

"예쁜 사람들이 많으니까 전 예쁜 역할보다 개성있는 역을 맡고싶어요."

영화 '두 얼굴의 여친'(감독 이석훈)에서 다중인격자를 연기한 정려원은 단호하게 예쁜 역을 거절했다. 그리고 매력적이고 개성 넘치는 아니 역을 맡았다.

그녀는 영화에서 순진함을 넘어 백치미를 풍기는 아니와 웬만한 동네 양아치들은 단번에 때려잡는 거친 하니를 왔다갔다하며 연기한다. 그런데 다른 젊은 여배우들처럼 예쁜척하지 않는다. 욕설을 퍼붓고, 주먹과 발, 심지어 각목까지 날린다. 또 구토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낸다.

이런 연기가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촬영 내내 즐거웠다.

"영화 첫 주연에, 다중인격 캐릭터라 부담이 많았지만, 이거 못하면 아무것도 못할거라 생각했어요. 계속 무난한 캐릭터만 할거 같더라고요." 평범한 것을 싫어한다는 정려원의 도전정신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녀는 그동안 예쁜 외모에도 불구하고 시골 소녀(넌 어느 별에서 왔니), 흡혈귀(안녕 프란체스카) 등 독특한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다. 빨리 촬영이 하고 싶어 심장이 쿵쾅쿵쾅 뛸 정도로 연기하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노래하면서는 한번도 열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연기는 너무 좋아요.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정려원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으로 단숨에 반짝 스타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샤크라가 해체되고 아침드라마, 시트콤 등에서 연기의 기초를 다졌다. '김삼순'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미니시리즈 '가을 소나기'의 낮은 시청률에 아픔을 겪기도 했다.

"'김삼순' 때보다 지금은 내적으로 완전히 성장했죠."

영화 '두 얼굴의 여친'을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정려원은 자신감에 가득찬 표정을 보였다.

그녀는 "영화 찍으면서 봉태규씨에게 많이 배웠어요. 특히 '잘해야겠다'는 긴장감 대신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어요"라며 봉태규에게 공을 돌렸다.

실제로 정려원은 봉태규를 만났기 때문인지, 영화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숨겨놓았던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개성 넘치는 엽기적인 캐릭터지만 그녀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아니와 하니를 동시에 선보였다.

정려원 봉태규의 환상 콤비가 돋보이는 영화 '두 얼굴의 여친'은 이달 1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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