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 4연승 ‘파죽지세’

제일화재가 파죽의 4연승으로 선두 영남일보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7승 2패로 영남일보와 타이. 개인 승수 합계에서 단 1승이 뒤진 2위지만, 이런 기세라면 1위 탈환도 멀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주 벌어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9라운드 월드메르디앙과의 대결서 제일화재는 3대1로 통쾌한 역전승을 장식했다. 4지명자 김주호와 5지명자 서건우가 승리의 1등 공신들. 1대1의 상황에서 3번 주자로 등장한 김주호는 월드메르디앙의 마스코트 박정환(14)을 흑 불계로 따돌려 승부의 물줄기를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이어 등판한 서건우의 맞상대는 ‘국수’ 윤준상. 서건우는 자신의 열세 예상을 비웃듯 당당히 백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올해 바둑리그 개인 성적 3연패 후 첫 승이어서 감격은 두 배였다.

이에 앞서 제일화재 이세돌은 최철한과의 1지명자 맞대결서 난타전 끝에 백 불계승, 개인 전적 8연승의 호조를 이어갔다. 올 시즌 바둑리그서의 유일한 무패이자 최다승 행진이다.

월드메르디앙은 1번 주자 유창혁이 제일화재 조훈현을 돌려세웠지만 후속타 불발로 역전패하며 최근 2연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어 벌어진 경기서는 한게임이 대방노블랜드에 3대1로 역전승, 최근 4연패에서 탈출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김성룡 안조영이 각각 박지훈, 한상훈을 꺾어 2대1로 역전시킨 뒤 원성진이 루이나이웨이를 흑 불계로 제쳐 1지명자의 체면을 지켰다.

총 14라운드의 정규 리그 가운데 9라운드를 소화한 올해 바둑리그는 포스트시즌 진출 하한선인 4위를 놓고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4위 울산디아채부터 7위 한게임까지 무려 4팀이 4승 5패 동률인 대접전이다. 하지만 팀 승패가 동률일 경우 개인 승수 합계 우선으로 순위를 정하는 현행 규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팀별 총 대국수가 다르기 때문에 총 패수에 대한 총 승수 비율로 동률 팀 순위를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 한 예로 월드메르디앙은 총 18승 17패(득실률 1.06)로, 19승 20패(득실률 0.95)인 Kixx보다 앞선 전적임에도 순위가 뒤져 있다.

어쨌든 앞으로의 한 판, 한 판이 ‘겨울 잔치’ 진출에 직결될 상황이다. 한편 개인 성적에선 강동윤(7승 1패) 김지석(7승 2패) 유창혁(6승 1패) 등이 이세돌을 추격 중이다. 바둑리그는 이번 한 주 휴식을 취한 뒤 12일부터 신성건설 대 영남일보, 월드메르디앙 대 대방노블랜드 전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