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따라 가는 산행] 가평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일기예보에선 장마가 끝났다는데도 하루도 쉬지 않고 쏟아지던 빗줄기,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찾아온 때늦은 폭염. 올 여름은 유달리 이변이 많았다. 하지만 어쨌든 여름은 서서히 물러나고, 그 뒤를 이어 찾아온 초가을. 지난여름 다 즐기지 못했던 강물도 그립고, 초가을의 운치도 한껏 누리고 싶다면 북한강이 흐르는 가평으로 달려가 보자. 그리하여 가을 들꽃 수놓은 연인산을 다녀온 뒤 자라섬을 찾아가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재즈의 선율에 온몸을 맡겨보자.


“부드러운 재즈의 선율에 흠뻑 빠져 보세요.”
초가을의 길목인 9월12일(수)부터 16일(일)까지 닷새 동안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일대에서는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이 재즈페스티벌은 재즈의 선율에 목말랐던 마니아들을 북한강으로 불러들이며 어느덧 가평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나흘간 무려 10만여 명의 관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축제 기간이 짧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엔 하루를 더 늘려 닷새 동안 부드러운 재즈의 선율에 푹 빠져들 수 있게 됐다.

해를 더할수록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은 매년 여름에 열리던 북한강축제가 모태다. 하지만 이 축제는 수상스키, 바나나보트, 9인조 쌍동선 경주 등 수상 레저를 중심으로 펼쳐진 탓에 일반인들이 참여하기는 어려워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변에서 즐기는 문화’라는 콘셉트로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재즈페스티벌이다.

해를 더할수록 인기 끄는 재즈페스티벌

올해는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재즈페스티벌로 거듭나려는 해로서 커트 엘링, 찰스 로이드 트리오 등 해외 14개팀, 국내 20여개팀 등 국내외 최고 뮤지션들로 구성된 30여 개팀이 초가을의 서정을 북돋우는 재즈의 향연을 펼친다. 또 엄선된 아마추어 16개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언제 찾아도 행복한 선율에 빠져들 수 있지만, 만약 재즈 중에서도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15일(토)에 열리는 공연들을 주목해보자. 존 피자렐리의 공연(20:00~21:30)과 스탠리 클락 & 조지 듀크의 공연(21:50~23:00)이 연이어 준비되어 있다. 존 피자렐리의 라이브 앨범들을 들어보면 그의 공연은 언제나 청중들의 흥겨움을 이끌어낸다. 스탠리 클락의 베이스도 초가을 밤을 경쾌하게 이끌어줄 것이다. 이튿날인 16일 오후 4시 재즈 스테이지에선 배장은 트리오와 퀸텟, 스테이시 켄트 밴드의 공연에 이어 마이크스턴 스페셜 프로젝트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한다.

뮤직아일랜드에서도 공연은 펼쳐진다. 15일은 ‘코리안 재즈 필링스’라는 주제로 오후 2시부터 미싱 아일랜드, 정민아 밴드, 프렐류드가 공연하고, 16일은 ‘스칸디나비아 재즈 페스티벌’로 역시 같은 시간부터 페카 필카넨 튜브 팩토리, 야곱 영, 수지 힐가드가 오후 6시까지 공연한다.

자라섬은 밤이 되면 조명도 은은하고 분수도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이런 분위기에 젖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새벽까지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렇게 재즈를 듣다보면 자라섬의 밤풍경에 홀딱 반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이다.

올해엔 지난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해 더욱 세련되고 성숙한 모습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축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대별 프로그램도 겹치지 않게 편성했으며, 또 실력 있는 솔로 뮤지션 발굴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자라섬 국제 재즈 콩쿠르’를 연다. 콩쿠르 본선은 오후 5시에 펼쳐지는데, 중간 중간 요나 토이바넨 트리오, 재즈 피플 리더스폴 2007의 축하 공연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에는 지역 주민 참여도 적극 권장해 각 읍면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1년간 갈고 닦은 춤·노래·연주 등의 솜씨를 보이는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또 각 단체와 업체가 자라섬 일대에서 판매·전시·체험행사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야생화·세계 타악기·미술·한지·도자기 등 전시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더불어 관람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특히 관람객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연이 없는 낮 시간대에 주민들과 함께 하는 민박마을 농촌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연인산을 다녀오는 상품도 개발했다 하니 등산인들은 이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재즈 페스티벌 입장료는 성인 1일권 20,000원에 가평사랑상품권 5,000원 제공, 2일권 35,000원에 상품권 10,000원 제공, 3일권 50,000원에 상품권 15,000원을 제공한다. 상품권은 자라섬과 가평 전 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자라섬 주차장 사용은 무료.
*자라섬재즈센터 전화 031-581-2813~4 홈페이지 www.jarasumjazz.com

초가을의 시원함 만끽하는 가평천 드라이브

재즈의 선율에 흠뻑 빠진 다음에는 가평천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가평천 본류 중 경관이 아름답고 인기 있는 곳은 백둔교 근처의 항아리바위. 마치 달 표면의 분화구처럼 움푹움푹 패인 화강암 반석이 넓게 펼쳐져 있다. 도대리 관청 마을 부근의 용소와 가마소 등 계곡의 풍광도 좋다.

가평천의 지류인 승안천은 연인산에서 흐르는 물줄기인데, 그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용추구곡은 가평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난 계곡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름은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아홉 굽이의 그림 같은 경치를 수놓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용추폭포를 비롯한 용추구곡을 시작으로 와룡추·무송암·탁령뢰·고실탄·일사대·추월담·청풍협·귀유연·농완개 아홉 군데 비경을 일컬어 옥계구곡이라고도 한다. 가평군청 앞에서 75번 국도를 타고 북면 방향으로 2km쯤 간 다음, 좌회전해 4km 더 들어가면 승안리 용추구곡이다.

가평천의 중상류를 이루는 북면 지역은 산도 높고 골도 깊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1,468m)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 후백제의 불운한 영웅 궁예가 말년에 도망 다니다 빼앗긴 나라를 망연히 바라보았다는 전설이 서린 국망봉(1,168m)을 비롯해 명지산(1,250m) 촉대봉(1,125m) 등 가평천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산들은 모두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다.
 
6km에 걸쳐 이어지는 석룡산(1,155ｍ) 조무락골은 가평천 최상류에 해당하는 가장 깊고 험한 계곡이다. 늘 새들이 조잘(조무락)거린다고 해서 붙은 재미있는 이름이다. 경관 좋은 계곡을 걸어 오르다보면 바위 사이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와 파란 소(沼)를 연달아 만난다. 석룡산 정상까지는 왕복 3~4시간 소요된다. 그러나 이 깊은 계곡은 일제시대 사이비종교의 대명사요, 연쇄살인의 악명을 떨쳤던 백백교(白白敎)가 터를 잡고 활동했던 곳이다. 지금도 계곡 안엔 당시 백백교 신자들이 머물던 집터 등의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제공=자라섬재즈센터>

/ 글·사진 민병준 르포라이터

페스티벌 기간 중 특별 교통편 운행

재즈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서울과 가평을 오가는 특별 교통편이 준비되어 있다. 페스티벌 첫날인 9월12일부터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서울~자라섬 구간을 직행버스가 왕복 운행한다. 자라섬으로 들어가는 ‘신촌~강변역 테크노마트 앞~가평’ 노선은 매일 30분 간격으로 수시(13:00~24:00) 출발한다. 요금 7,000원. 자라섬에서 나오는 버스는 강변 테크노마트 앞까지만 운행한다. 자라섬에서 저녁 10시부터 공연 종료 후 1시간마다 수시 출발한다. 요금 7,000원. 하나투어 하늬여행사 전화 031-582-8356.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15~16일 주말엔 재즈열차도 매일 1회씩 왕복 운행한다. 15일은 신촌역(12:00 발)→청량리역(12:34 발)→가평역(13:46 착), 돌아오는 열차는 16일 가평역(03:00 발)→청량리(04:28 발)→신촌(04:59 착). 16일 자라섬으로 들어가는 열차는 15일 시간과 똑 갖다. 돌아오는 열차는 16일 가평역(10:32 발)→청량리(11:52 발)→신촌(12:21 착). 승차권은 1인 30,000원(기차 왕복권, 공연 티켓), 탑승 인원은 당일 500명 선착순. 8월13일부터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예약 접수한다

숙박

가평엔 숙박시설이 많은 편이다. 청평호 둘레 호수 전망이 좋은 곳에 깨끗한 숙박시설이 몰려있다. 자라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파멜라펜션(www.pamelapension.com)은 북한강이 훤히 보이는 숙박시설이다. 읍내에도 모텔여관(031-582-2960) 등 숙박시설이 많다.

교통

자가운전 서울(강북)→46번 국도(경춘국도)→구리→남양주→마석→청평→가평 / 서울(강남)→올림픽대로→팔당대교→6번 국도→능내리→45번 국도→새터 삼거리→청평→가평 / 경기 북부→의정부→43번 국도→광전리→전도치터널→47번 국도→진접→내촌→베어스타운→신팔리 사거리(우회전)→37번 국도→현리→청평→46번 국도→가평 <서울에서 1시간30분 소요>
서울→가평 동서울종합터미널(ARS 02-446-8000)에서 매일 수시(06:00~22:00) 운행. 1시간20분 소요, 요금 5,600원. / 상봉터미널(02-323-5885)에서 매일 수시(06:00~21:30) 운행. 1시간20분 소요, 요금 5,100원.
인천→가평 종합터미널(032-430-7114)에서 매일 18회(06:40~19:30) 운행. 2시간30분 소요, 요금 9,200원.
수원→가평 종합터미널(031-267-7800)에서 매일 12회(06:00~19:40) 운행. 1시간50분 소요, 요금 7,900원.
천안→가평 종합터미널(ARS 041-551-4933)에서 매일 6회(08:30~18:30) 운행. 2시간 소요, 요금 10,200원.
청량리역→가평역 무궁화호 열차가 매일 19회(06:15~22:30) 운행. 1시간30분 소요, 요금 4,000원. 청량리역 전화 1544-7788, 가평역 전화 031-582-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