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마이 파더', 뻔한 스토리...감동은 물밀 듯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마이 파더'(감독 황동혁)가 그렇다.

'마이 파더'는 해외 입양아 애런 베이츠가 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으로 돌아와 사형수 아버지를 만났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이 과정은 지난 2003년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방송됐고, 많은 사람들이 TV를 보다 눈물을 쏟았다.

실화를 영화화한 '마이 파더'는 쉽게 가족애와 부성애, 눈물로 점철된 영화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뻔히 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마이 파더'가 관객에게 던지는 감동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최루성 자극에 연연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이 파더'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진솔함으로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연기자는 통곡하는데, 관객은 냉정해지는 다른 신파 영화와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런 진지한 감동의 일등 공신은 단연 다니엘 헤니와 황동혁 감독이다.　헤니는 예상치 못한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킨다.

그는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 사형수 아버지와의 얼떨떨한 첫 만남, 아버지 과거에 대한 부정 등 캐릭터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과장되지 않게 연기한다.

실제로 입양아 출신 어머니를 두고 있는 헤니는 본인도 미국에서 정체성의 혼란으로 괴로웠던 경험을 안고 있다. 영화에서 헤니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진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자칫 감정이 넘쳐 신파로 빠질지 모를 위험을 황감독이 정확히 컨트롤한 연출력도 돋보인다.

특히 헤니의 짧은 한국어 몇 마디 대사로 관객의 가슴을 눈물로 채우는 기가막힌 편집 타이밍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사형수 아버지 황남철 역인 김영철이 앞니를 깎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무거운 내용에 흠집 하나 내지 않고 웃음을 안겨주는 김인권의 감초 연기는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한다.

'마이 파더'는 목요일(6일) 개봉했다.





전상희 기자 - 눈물과 진심으로 촘촘히 역어낸 감동 스토리. 과장된 신파가 없어 즐겁고, 배우 탄생으로 황홀하다. ★★★★☆

김천홍 기자 - 다니엘 헤니 인생 최고의 영화로 기억될 듯. ★★★★☆

박종권 기자 - 황동혁 감독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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