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영화 때문에 나만큼 욕먹은 사람은 없을 것"

오는 14일 '디워'의 미국 개봉을 앞둔 심형래 감독이 영화 제작과정과 그동안 '디워'를 둘러싼 논쟁들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심형래 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문화콘텐츠 국제 컨퍼런스(International Digital Content Conference/DICON)' 개막식에 참석해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심형래 감독은 강연을 위해 '디워' 제작과정이 담긴 메이킹 필름을 공개하며 그간 '디워'를 향해 불었던 거센 비난의 소리에 일침을 가했다.

심형래 감독은 "영화 하나로 개봉 이전부터 이렇게 많은 비난의 소리를 들은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개봉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영화가 '100분 토론'에 나간 것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임을 밝혔다.

또 심형래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세계 시장으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비난을 퍼부었다. 이무기가 뭘 어쨌느냐"며 오히려 "미국의 배급사들은 '디워'의 흥행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각해내며 힘을 실어준다"고 전하며 '디워'를 둘러싸고 일었던 논쟁들에 대해 그간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심형래 감독은 '디워'의 메이킹 필름을 통해 '디워'의 제작과정과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심형래 감독은 "우리나라의 전설을 우리나라 배우를 출연시켜 만들었다면 그것은 우리만 볼 수 있는 영화가 됐을 것"이라며 "미국 배우와 영어로 '디워'를 만들었기에 또 다른 판타지 영화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실사와 3D가 얼마나 사실적으로 조화를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기술력"이라고 꼬집으며 "남이 해 놓은 것을 따라가기 보다는 그것을 거울 삼아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때 경쟁력이 살아나는 것"이라고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심형래 감독은 '디워'의 메이킹 필름에 이어 "영화를 만들며 고생한 것이 생각나 적어봤다"고 말한 에필로그를 띄우며 강연을 이어갔다. 인생극장 코드의 마케팅이라고 비난을 받은 바 있는 이 에필로그를 통해 심형래 감독은 "'디워'를 통해 세계로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금 보여주었다.

강연을 마무리 하기에 앞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애국심은 필요 없다. 재미가 빠진 영화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며 "창조하는 데에는 이 세상에 정해진 룰이 없다. '남들이 이렇게 만드니 우리도 따라가자'는 식의 사고는 버리고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콘텐츠로 해외시장에 나가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역설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8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순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무수한 논쟁을 불러온 영화 '디워'는 국내에서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14일 미국 전역 60개 도시에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s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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