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진석 71승… 14년만에 ‘연간최다승’ 깨나

목진석(27) 九단의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은 이창호가 93년 세웠던 90승(19패). 목진석은 10일 현재 71승(18패)을 마크 중인데, 남은 100여일 동안 20승만 보태면 무려 14년 만에 이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93년의 같은 시점인 9월 10일 이창호의 승수는 58승(12패)이었다.

목진석의 올해 승률은 79.8%선. 이를 20승에 필요한 대국수로 역산하면 25국(20승 5패·승률 0.80)만 소화해도 새 기록이 탄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현재 명인전 바둑왕전 기성전 바둑리그 GS칼텍스배 십단전 등서 활약 중이고 국제대회인 농심배에도 올라있다. 최근 시작된 마스터즈배 한 대회서만도 이론적으로 최대 10승까지 보탤 수 있다. 또 연말 시작될 바둑왕전 GS칼텍스배 전자랜드배 등 예선에 출전하게 될 경우 판 수는 대폭 늘어난다. 연말까지 적어도 30국 이상이 기다리고 있는 셈.

결국 목진석이 올해 기록 경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결론에 이른다. 현재 무관(無冠)인 목진석이 벼락출세(?)를 이룬 발판은 지난해의 부진이었다. 올해 대부분의 기전에 예선부터 출전하면서 승수(勝數)를 엄청나게 축적했다. 그의 분전은 본선에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작년 여름 21위까지 떨어졌던 랭킹이 7위로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 10여 년 전에 비해 타이틀전 숫자가 50% 이상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당사자인 목진석은 “다승은 결과물일 뿐 의식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역대 최다승의 주인공이 된다면 영광”이라며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목진석은 최다승 외에 89년 이창호가 수립했던 연간 최다대국(111국) 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이와 함께 이세돌(24) 九단의 연간 최고승률 기록 경신 여부도 관심거리. 10일 현재 이세돌의 성적은 57승 10패로 85.07%다. 이창호가 88년 수립한 88.24%(75승 10패)에 약 3.17%포인트 부족하다. 이세돌이 앞으로 패점 없이 18연승을 올릴 경우 둘은 75승 10패로 똑같아진다. 신기록을 위해선 19연승 이상이 필요하다는 뜻. 1패를 할 경우엔 26승이 필요하다. 그 경우 83승 11패, 88.29%로 새 기록이 탄생한다. 26승 1패의 승률은 무려 96.3%. 2패 때는 33승을 보태야 90승 12패로 이창호의 88년 승률과 타이가 된다. 신기록의 조건인 34승 2패의 승률은 94.4%.

이세돌은 현재 국수전 명인전 바둑왕전 기성전 천원전 바둑리그 십단전 GS칼텍스배(도전기)에서 활약 중이며 LG배 및 삼성화재배 8강에도 올라있다. 맥심배가 9월 중 개막하고 12월엔 전자랜드배 예선도 잡혀있다. 최하 20국에서 최고 40국까지 둘 수 있다는 계산. 1패만 나와도 뚝 떨어지는 승률의 특성상 기록 경신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세돌은 올 한때 24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던 괴력의 소유자다. 당시와 같은 페이스를 되살린다면 19년 만의 최고승률 신기록 작성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평소 “9할대 승률이 목표”라고 공언해 온 이세돌이 절정의 기세를 살려 대 기록 수립에 성공할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