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한상훈 “나를 주목하라”

이쯤 되면 ‘올챙이’는커녕 ‘황소개구리’급이다. 프로생활 3개월 만에 LG배 8강에 올랐던 한상훈(19) 초단이 지난주 삼성화재배서 8강 고지마저 정복하자 바둑계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올해 양대 국제 기전서 모두 8강 진출을 이룬 기사는 전 세계에서 한상훈 이세돌 후야오위(胡耀宇) 등 단 3명뿐이다. 국내 톱 랭커 이창호도, 중국 1인자 구리(古力)도 이 대열에서 낙오했다. 두 ‘거물’을 탈락시킨 원인 제공자가 바로 한상훈이었다.

올해 한상훈의 전적은 36승14패. 여기엔 양대 국제 기전 예선 및 본선서 거둔 12연승이 포함돼 있다. 200여 국내 기사들 가운데 현재 승률 9위, 다승 18위다. 국내 랭킹도 26위로 급상승했다. 지난 연말 입단 관문을 통과 후 3월 초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해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룬 성적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한상훈은 국내 랭킹 3위이자 후지쓰배 챔프인 박영훈과 10월 10일 삼성화재배에서, 11월 중순 일본서 치러질 LG배에선 중국 류징(劉菁)을 상대로 각각 세계 4강에 도전한다.

“이제는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국제 바둑 사상 초유의 사건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 ‘신데렐라’는 “두 대회 모두 우승이 목표”라고 또렷이 목표를 밝혔다. 그는 요즘 박영훈과 류징의 기보를 놓아보는 데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