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파더' 열연 다니엘 헤니, 섬세한 눈물연기 눈물샘 자극

배우 탄생이다.

댄디한 이미지로 CF 시장을 뒤흔들던 이 남자. 이번에 제대로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6일 개봉된 영화 '마이 파더'(감독 황동혁)의 다니엘 헤니. 스타로서의 벽을 뛰어넘어 배우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데 성공했다.

'마이 파더'는 에런 베이츠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된 한 소년이 생부를 찾고자 주한미군에 자원입대하지만 결국 어렵게 찾아낸 아버지가 1급 사형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내용.

CF에서 환하게 미소 짓던 그는 입양아 제임스 역을 맡아 고밀도의 감정 신들을 소화해냈다.

비록 사형수지만 자신의 핏줄을 찾아냈을 때 그의 표정은 관객들을 사정없이 무장해제시킨다. 기쁨과 슬픔 원망, 그리움이 모두 녹아든 눈빛으로 스크린을 꽉 채운다. 또한 친아버지(김영철)가 기타리스트로 일했던 사실을 알게 된 그가 미국 양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을 하는 장면은 압권. 신파가 아닌, 정제된 연기가 이어지면서 객석은 눈물바다로 변한다. '마이 파더'는 대부분 한정된 공간에서 촬영이 이뤄졌고, 클로즈업 신이 무척 많았다. 특히 대전의 세트장에서 2주일 여 동안 집중적으로 교도소 면회 장면을 찍을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중 우는 장면을 하루 종일 찍을 때 일화. 종일 울다 보니 눈물샘이 아예 말라버리더란다. 촬영 말미엔 눈물이 안 나와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캐릭터에 완전히 빠져든 상태에서 카메라 앞에 섰기에 촬영 내내 '즐거운 고통'을 경험했다. 황동혁 감독과도 찰떡궁합. 2~3번에 OK를 받았다.

"크랭크 인 전에 시나리오를 여러 단계에서 걸쳐 분석해요. 일단 전체 분위기를 익히는 차원에서 편하게 읽은 뒤에 행간까지 분석을 하죠. 상대방의 리액션을 고려해가면서 또다시 연구하는 과정을 거쳐요."

볼펜을 입에 물고 한국어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 화려한 이미지 뒤엔 화려한 오늘을 준비해온 시간들이 뒤를 받치고 있는 셈이다. 어느 날 뚝 떨어진 스타가 아니라,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것.

사실 그는 철저히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이메일보다는 직접 편지 쓰는 것을 선호한다. 친한 사람들에게는 지금도 편지를 써 부친다.

또 자타공인 완벽주의자다. 남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고. 거절도 쉽게 못하는 스타일. 오랜 친구이자 매니저인 정원석씨와는 아랫집, 윗집에 나눠살면서 서로 패션에 대해 조언을 해줄 정도로 친밀한 사이. 매너 좋고 성격 좋아 친한 동료 연예인이 많지만, 아직 '여우 목도리'는 없단다.

< 전상희 기자 scblog.chosun.com/frog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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