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베드신에 관심 가져줘서 도리어 고맙다"

순수하고 맑은 어린 아이같던 임수정이 영화 '행복'에서는 제 나이를 찾은 듯하다.

임수정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행복'(감독 허진호, 제작 라이필름, 영화사 집)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에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임수정은 영화 '행복'을 통해 수위 높아 보이던 베드신을 찍어내는가 하면 이전의 어린 아이같던 캐릭터에 비한다면 부쩍 어른이 된 느낌이 들 정도다.

한창 화제를 모았던 베드신에 대해서는 사실 "예고편에 삽입된 베드신이 그처럼 뜨거운 반응을 불러올 줄은 몰랐다"며 사실 "반응이 없었다면 무척 속상했을 텐데 큰 관심이 도리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수정의 베드신에 네티즌들이 한바탕 들썩엿던 것은 워낙에 소녀같던 배우였기에 이 놀라운 변신에 모든 이목이 집중된 것. 임수정은 "여배우라면 베드신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영화 흐름상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해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었기에 힘들어하면서 찍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임수정이 배우로서 처음 시도하는 베드신도 그렇지만 임수정 스스로도 이번에 맡은 "'은희'라는 역할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었고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여자 '은희'를 만난 임수정
자기 몸에 폐가 40%밖에 남아 있지 않아 조금만 숨이 차도 금세 죽어버릴지 모르는 여자 '은희'를 연기하며 임수정은 "은희라는 여자는 지금껏 다른 영화를 통해 보여준 어린 친구들과는 다르게 20대 후반의 여자의 감성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물론 이전의 캐릭터와 공통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임수정의 캐릭터를 단적으로 보여주던 것이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듯한 몸집을 하고 있으면서도 내면에서는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모습이었다.

임수정 스스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도 20대 후반인 자신의 감성보다도 "감히 표현 못할 더 깊은 감성을 가진 여자"였다고 전하며 때문에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여자로서도 한층 성숙해진 느낌이지만 배우로서도 한 꺼풀 벗은 기분"이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임수정은 요양원에서 8년을 지내며 그곳의 그림처럼 살아가는 '은희'로 분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반가운 손님같은 영수(황정민 분)와의 사랑을 보여줬다.

영화 초반부 영수와의 대화에서 "보기보다 나이 많아요"라는 대사를 툭 던지는 은희의 모습에 대해 임수정은 늘 어려보였던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대사같았다며 그 대사를 할 때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하며 한편으로는 그 한 마디의 대사로 "'나를 어린애로 보지 말라. 나도 여자다'라는 심정을 대변했을 뿐 아니라 은희의 강단있는 성격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통해 내면의 숨겨진 감성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풀어내게 했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행복'은 그동안 허 감독이 보여준 영화와는 달리 감정을 꽤 많이 노출시켰다고 한다. 임수정 황정민을 통해 선보일 허진호 감독의 네 번째 멜로 영화 '행복'은 오는 20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