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TV프로그램-9월 24일] 영화 타짜 外

타짜

화투와 인생… 도박판에 얽힌 사랑과 야망

KBS2 밤 9시 30분

영화 초반부에 정 마담이 하는 말에 따르면 화투에는 인생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덧붙인다. “일장춘몽”. 허영만의 원작을 가지고 최동훈이 두 번째로 만든 영화인 ‘타짜’는 쉽게 말하자면 인생, 하지만 일장춘몽과 같은 인생으로서의 도박판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성장, 사랑, 복수, 배신과 같은 다양한 인생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을 본다. 하지만 결론은 거의 하나로 귀결된다. 사람들의 쉽게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인해 종국에는 좋은 결말로 이어질 수가 없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타짜’가 무슨 교훈적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범죄의 재구성’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영화를 내놓은 최동훈 감독은 또 다시 한국영화로서는 수준급이라고 할 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영화는 주로 고니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가 인생의 길을 거쳐 오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로 가지를 쳐간다. 원래 가구공장에서 일하던 청년이었던 고니는 이곳의 화투판에 끼어들어 누나의 이혼 위자료까지 날리고 만다. 얼마 후 그는 그 판에 사기 도박사가 끼어든 것을 알게 된다. 그를 찾을 마음을 먹게 된 고니는 어느 날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나 타짜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타짜’는 이 고니의 길 위에 다양한 사람들을 배치함으로써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이야기의 구성방식엔 이런저런 결점이 숨어 있지만 영화는 보는 이들을 시종일관 그 이야기에 따라오게 만들 완력과 기술을 발휘할 줄 안다. 여기에 우리의 눈을 홀리게 만드는 매끈하고 때로는 관능적인 스타일이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감독 최동훈, 2006년, 139분, 컬러. ★★★☆ (5개 만점)

옹박

사이즈 키운 호쾌한 태국 액션

MBC 오전 10시 45분

‘옹박’에서 불상의 머리를 찾으려 했던 토니 자가 속편에서는 코끼리를 찾으려고 호주로 발길을 옮겼다. 그 가운데에서 ‘옹박: 두 번째 미션’의 이야기는 ‘다소’ 복잡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텔링의 허술함이 고쳐졌다고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문제는 그리 심각한 편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토니 자의 그야말로 환상적인 아크라바틱 액션이야말로 전편과 이번 편 모두의 진정한 관람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미션’의 액션 장면은 전편과 비교하자면 그리 다양한 편은 못 된다. 이번 영화에서는 압도적인 수의 상대자들을 주인공과 대적하게 하는 밀어붙이기 식의 액션 장면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이 다소 단조로운 장면이 어느 순간에 힘을 느끼게 하는 건 경이로운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업그레이드 여부와 관계없이 ‘…두 번째 미션’은 여전히 대단한 액션의 쾌감을 제공하는 영화다. 감독 프란차야 핀카엡, 원제: ‘Tom Yum Goong, The Protector.’ 2005년, 110분, 컬러. ★★☆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