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잠자는 숲속의 미녀’

    입력 : 2007.09.27 01:01 | 수정 : 2007.09.27 02:39

    마이요의‘몬테카를로 발레단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2005년 가을, 무용 관객은 유리구두를 벗은 맨발의 신데렐라에 환호했다. 장 크리스트프 마이요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내한 공연 ‘신데렐라’는 그해 최고의 무용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마이요는 나초 두아토(스페인 국립발레단)와 함께 당대 가장 주목 받는 안무가로, 고전의 재해석이 특기다. 고전을 현대로 불러내되 함부로 훼손하지 않으며 드라마보다는 서정성, 세련된 춤을 추구한다.

    마이요와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올 가을엔 ‘잠자는 숲속의 미녀(La Belle)’로 한국을 깨운다. 엘리야후 인발이 지휘하는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함께 내한한다. 관심은 당연히 ‘고전을 어떻게 비틀까’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손을, ‘신데렐라’에서 발을 강조했던 마이요는 이번엔 풍선 혹은 구슬을 이용해 단절에 집중한다. 오로라 공주의 공간은 행복하고 동화적인 반면, 왕자의 현실(남성 무용수가 어머니 역을 맡는다)은 어둡고 거칠다. 악마의 저주, 풍선에 갇힌 공주, 거대한 가시덤불 등이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신데렐라’가 그랬듯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어린이용이 아니다. 무대는 책을 읽던 남자가 꿈에 빠져들면서 열린다. 마이요는 어두운 왕자의 세계와 풍요로운 미녀의 세계를 창조하고, 라일락 요정을 만들어 두 공간을 가로지른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따라가면서 감각적인 움직임과 영상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압축과 과장이 특징인 무대, 테크놀로지의 활용은 여전하다. 마이요는 “휴대전화 동영상에 빠져 있는 사람을 발레 공연장으로 잡아당기려면 현실 감각이 필요하다”며 “현실 너머를 꿈꿀 것이 아니라 사람과 현실 사이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12~1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17~18일엔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 (031)783-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