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토트넘)가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시즌 초반 왼쪽 윙백에서 주전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영표의 위상을 불안케 하는 징후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네 가지 악재에 둘러싸인 이영표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 3경기 연속 결장
이영표는 목요일(27일ㆍ이하 한국시각) 열린 2007~2008 칼링컵 3라운드(32강) 미들즈브러와의 원정경기(2대0 승)에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노르토시스(키프러스)와의 UEFA컵 1라운드(21일ㆍ6대1 승), 볼턴과의 EPL 7라운드(24일ㆍ1대1 무)에 이어 3경기 연속 결장이다. 지난 15일 아스널과의 EPL 6라운드(1대3 패)까지 4경기 연속 선발출전(3경기 풀타임)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 치열해진 왼쪽 윙백
시즌 초반만 해도 이영표는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로 우려됐던 신예 가레스 베일과 상생관계를 유지했다. 베일을 왼쪽 미드필더로 올리고, 이영표가 그 후방을 받치도록 한 마틴 욜 감독의 선택은 탁월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미드필드의 핵심인 스티드 말브랑크와 애런 레넌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베일이 이영표의 자리로 후진 배치됐다. 설상가상으로 영원한 라이벌 아수 에코토가 재활에 성공해 아노르토시스전과 볼턴전에서 이영표를 밀어내고 왼쪽 윙백을 맡았다.
◎ 욜의 남자가 바뀌다
욜 감독은 시즌 초반 이영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베일의 맹활약과 에코토의 복귀로 관심의 시선이 달라졌다. 이번 미들즈브러전에서 수비수로 출전하고도 결승골을 터뜨린 베일은 올시즌 4경기(UEFA컵 포함)-3골의 무서운 화력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욜 감독은 "복귀한 뒤 1주일새 2경기나 소화했기 때문에 휴식을 주기 위해 미들즈브러전에 제외시켰다"며 에코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 팀도 승승장구
영국 언론들은 이날 토트넘이 미들즈브러에 완승하자 욜 감독에 대한 사퇴 압박이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그 만큼 욜 감독의 운명은 매경기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한데 이영표가 빠진 최근 3경기에서 토트넘은 2승1무의 호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영표의 탓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성적에 목을 맨 감독으로서는 베일과 레넌, 에코토 중심으로 바뀐 시스템으로 재미를 봤으니 당분간 딴 생각을 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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