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신중과 경솔

〈제3보〉(27~37)=구리(古力·24)는 이세돌과 함께 세계 최고 스타 중 1명으로 꼽히는 강자. 2005년 LG배, 2007년 춘란배를 석권했다. 중국 프로들 중 세계 메이저기전 복수(複數) 우승자는 창하오(常昊) 마샤오춘(馬曉春) 포함 3명뿐이다. 국내 타이틀 획득 수도 20개가 넘는 등 명실공히 중국 1인자.

둘의 대국 자세가 대조적이다. ‘핵 펀처’ 구리가 서두는 반면 ‘햇병아리’ 한상훈은 신중하다. 27이 노타임으로 놓인 뒤 무려 11분 만에 28로 뻗었다. 27은 참고 1도 1이 행마법이지만 4를 맞으면 못 견딘다. “28로는 참고 2도 1, 3을 선수 후 두어야 했다”는 게 한상훈의 소감.

29는 참고 3도 1에 늘 찬스였다. 5와 7의 묘수로 13 이후 A로 패(覇)가 난다. 초반 무패(無覇)로 백이 난처한 그림. 따라서 백은 참고 4도 2로 변신해야 하는데, 11까지 각생(各生)하면 중앙 백 돌만 뜨게 된다. 흑이 이걸 놓치면서 참고 2도로 환원됐다. 37까지 흑의 도생(圖生)작전엔 문제가 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