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최기훈 ‘초단 드라마’ 눈앞에

또 한 명의 샛별이 떴다. 19세 초단 최기훈이 강호의 숲을 헤치고 제51기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한 것. 지난달 28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준결승에서 최 초단은 베테랑 선배 이희성(25) 七단의 거대한 대마를 생포하며 백 불계승했다. 최기훈은 이로써 이세돌과 올해 국수전 도전권을 놓고 5일부터 3번기를 갖게 됐다. 이세돌 九단은 1일 벌어진 또 다른 준결승에서 박영훈 九단을 흑 불계로 눌러 첫 국수 등정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현 국수는 윤준상 六단.

최기훈은 이번 국수전에서 예선 4연승 포함 파죽의 7연승 행진을 계속 중이다. 희생자 중엔 조훈현 박정상 등 거물들이 포함됐다. 2006년 5월 입단 당시 본선 리그 2연패 후 기적적인 8연승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국내 최연소 기사인 박정환(14)과 입단 동기이고, 또 다른 ‘초단 돌풍’의 주역인 한상훈과는 동갑내기다.

만약 이세돌이란 큰 산까지 넘는다면 반세기를 넘긴 국수전 사상 최초의 초단 도전자로 탄생한다. 여타 기전에선 2000년 제8기 배달왕전에서 박영훈 초단(당시)이 도전자 결정전에 나갔고, 2005년 제10기 천원전 때 박정근 초단이 고근태 三단과 결승을 펼친 적이 있다. 최기훈과 이세돌과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 올 시즌 21승 14패를 기록 중인 이 10대 소년은 과연 ‘초단 드라마’ 완결판을 이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