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화려한 개막...전도연-김태희 등 레드카펫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로 도약 중인 부산국제영화제가 목요일(4일) 오후 해운대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열두번째 막을 화려하게 올렸다.

당초 개막식은 7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오후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행사장 주변의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해 50여분 늦게 시작됐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은 일찌감치 7000여명의 관객들로 가득 찼고,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전도연, 김태희, 주진모, 다니엘 헤니, 임수정, 박중훈, 대니얼 대 킴, 존 조, 가토 마사야 등 국내외 톱배우들이 줄지어 레드카펫을 밟았다.

또 허남식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김동호 집행위원장 등 영화관계자들 외에도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등 대선 주자들도 레드카펫 행사 말미에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비록 오랜 기다림 끝에 시작된 개막식이었지만, 현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전제덕 밴드는 이날 밤 세계적인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대표곡들을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공식 개막 행사가 끝난 후에는 펑 샤오강 감독의 '집결호'가 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중국 영화사상 최고의 전쟁 블록버스터 영화로 꼽히는 '집결호'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 25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은 작품. 마침 영화 상영이 시작되면서 비도 잦아들어 영화팬들은 스크린에 푹 빠져들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의 창', '뉴 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한국영화 회고전', '와이드 앵글' 등 총 11개 부문에 걸쳐 64개국 275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지난해보다 30편이 늘어났다. 특히 최초 상영을 의미하는 월드 프리미어-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상영작은 역대 최다인 92편에 달해 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실감케 했다.

폐막식은 다음 주 금요일(1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며,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序)'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 비 내리는 부산

김소연 화끈 패션 눈길

○...오랜만에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김소연이 화끈한 패션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편영화 '더 픽쳐스'로 부산의 부름을 받은 김소연은 가슴을 거의 드러낸 흰색 드레스를 입고 나와 관객들의 입이 쩍 벌어지게 했다. 김소연이 입은 드레스는 어깨 라인을 드러내며 살짝 가슴골을 보이는 여느 드레스들과는 달리 과감하게 정면을 틔웠다. 엄정화 강성연 등도 비슷한 드레스로 탄성을 자아냈지만, 선수를 친 김소연의 인기(?)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파야 브라더스'옷 폭소

○...싱가포르 영화 '881'의 로이스톤 탄 감독을 비롯한 출연진은 극중 등장하는 '파파야 브라더스'의 옷차림 그대로 레드카펫을 밟아 관객을 폭소에 빠트렸다. 이들은 새하얀 바탕에 날개가 달린 화려하다 못해 우스꽝스런 복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래도 어찌 됐건 영화 이름 하나는 확실히 알렸다는 평가.


○...'저 김현숙인데요.' 지난해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이후 최근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개그우먼 출신 연기자 김현숙이 주최 측의 호명 실수로 '사모님'으로 오인받는 해프닝이 있었다. 레드카펫을 밟은 김현숙을 진행 요원이 실수로 '김미려'라고 부른 것. 순간 본인과 일부 관객들이 어리둥절해 했지만, 김현숙은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발휘, 우아하게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등 대선주자 세 명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들이 레드카펫을 거닐자 관객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환호성만 갖고 본다면 이날 만큼은 이명박 후보의 압승. 역시 영화인 행사에 정치인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 [화보] 부산국제영화제 화려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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