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도 양보 못해”

조혜연(22)과 이다혜(22)는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다. 김원 七단 문하에서 함께 공부한 동문 사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출세’는 조혜연이 훨씬 빨랐다. 97년 입단 후 ‘거함’ 루이나이웨이(芮乃偉)의 아성을 가장 먼저 부수며 여류 국수 2연패(2003~2004년), 여류 명인 우승(2003년) 등 승승장구했다. 고려대 영문과 입학 후 바둑 성적이 떨어지자 감연히 휴학을 단행한 뒤 올해 옛 솜씨를 되찾고 있다.

이다혜는 금년 외국어대 일어과에 입학한 프레시맨. 2000년 입단 후 중위권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이후 활짝 개화(開花)했다. 8기 여류명인전서 도전권을 획득, 올해 초 루이를 상대로 꿈에 그리던 도전기를 치러 준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9기째를 맞은 올해도 조혜연을 흑 반집 차로 꺾고 도전자 결정전에 선착했다. 절치부심한 조혜연은 패자조서 박지은을 꺾고 부활했다. 이다혜와 조혜연의 도전권을 건 재대결이 9일 거행된다.

한국 랭킹 39위인 조혜연은 올해 36승 18패로 15승 20패의 이다혜를 압도하고 있으나 승부는 쉽게 점칠 수 없다. 양자 대결서 초기 5연패 후 최근 연속 2승 중인 이다혜의 기세가 워낙 등등하기 때문. ‘여제(女帝)’ 루이에 대한 ‘알현’ 기회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30분, 40초 3회에 우승 상금은 12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