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와 애정… 최고의 국악제

“그는 갔어도 그의 소리는 우리의 귓속에 살아 숨쉰다. 생전에 대한민국 국악상을 탔으며 국내 최초의 국악인장(葬)을 치뤄 대접했던 그 영광을 길이 빛내고 전통을 잇고자 십사만 광산군민의 뜻을 모아 이 비를 세우다.”

1986년 9월 그가 태어났던 전남 광산군(지금은 광주시 광산구)에 있는 송정공원에서 국창 임방울을 기리는 비가 세워졌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유달리 향토사 연구에 남다른 정열을 바쳐왔던 김정호씨가 쓴 비문에는 이처럼 그를 추모하고자 하는 지역 사람들의 한없는 애정이 담겨 있다. 그가 영면(永眠)한 지 15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그를 기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

예향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인 광주문화예술회관에 그의 흉상을 세운 것은 1994년. 이로부터 3년 뒤인 1997년 최초로 임방울이라는 이름을 내건 명창경연대회가 고향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국 임방울 명창 경연대회’였다. 주관 단체는 ‘송정JC’였다. 1998년까지 이 단체가 주관했다. 이렇게 시작되자 지역 인사들이 사단법인 국창임방울선생기념문화재단을 발족, 임방울 경연대회를 발전적으로 흡수하면서 개최했다. 그해에 창극 ‘쑥대머리’를 공연했다.

2003년은 임방울국악제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해였다. 1993년부터 독자적으로 광주국악제를 매년 개최해온 사단법인 광주국악진흥회와 임방울재단이 통합했다. 통합체가 바로 사단법인 국창임방울국악진흥회이다. 광주의 국악과 광산에 기반을 둔 국악이 ‘임방울’로 모두 통합된 것이었다. 국악제의 횟수는 광주국악제까지 소급 적용, 2003년에 11회로 정해 올해로 15회째를 맞게 됐다. 통합 전 두 단체를 각기 이끌었던 박선홍 진흥회 고문은 “국창 임방울 선생 아래 통합해 전국 최고 수준의 국악제로 만들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본사가 주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