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의 돌풍

◆박영훈=85년생 ‘송아지 트리오’ 중 첨병으로 나선 박영훈(22)이 전승으로 제12기 GS칼텍스배 도전 무대에 입성했다. 11일 벌어진 조한승과의 대결서 백으로 가볍게 불계승, 7전 전승으로 리그전을 마친 것. 상향 평준화 추세 속에 전승 도전권이란 대단한 성적표다. 박영훈과 타이틀 보유자 이세돌 간의 도전 5번기는 내달 3일 시작된다.

올 시즌 박영훈의 기세는 폭발적이다. 같은 ‘송아지’ 멤버인 최철한의 도전을 뿌리치고 기성전 4기 연패를 이루더니 제20회 후지쓰배 결승에선 이창호를 꺾어 세계 타이틀 홀더 자리에 복귀했다. 또 하나의 ‘돌풍’ 이세돌과는 첫 본격 기전 패권 다툼. 올해 랭킹 3위로 올라선 박영훈의 입장에서 2위 이세돌은 반드시 넘어야 할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통산 전적 7승10패의 열세를 뒤집고 이세돌의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원성진=원성진(22)의 이세돌 격침은 지난주 바둑계 최고의 화제였다. 열이면 아홉 명은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세돌이 이겨 제12회 천원전 결승에 오를 것으로 점쳤던 것. 하지만 원 八단은 보란 듯이 판을 이겼고(흑 5집 반), 이세돌에게 내리 3연패를 안겼다. 둘 간의 통산 전적도 4승7패로 좁혔다.

원성진은 한때 ‘송아지 3총사’ 중 가장 촉망받으면서도 겹치는 불운으로 ‘개화(開花)’를 미뤘던 기사. 네 차례나 준우승에 머무는가 하면 국제대회서도 병역 특례 커트라인 직전인 4강전서 번번이 실족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올해 신인왕전서 처음 우승했다. 천원전 결승 5번기는 내달 17일 시작되며 상대는 먼저 올라가 있는 강동윤(18). 네 살 아래 강동윤에겐 4승1패로 앞서있지만 후배의 급성장을 감안하면 승산은 반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