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합작 영화 소원대로 해봤어요"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그걸로 됐죠."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영화 '첫눈'(감독 한상희)의 주인공 이준기를 만났다. 이준기의 인지도에 비하면 지극히 '조용한'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그의 목소리와 얼굴은 밝기만 했다.

"합작 영화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첫눈' 제작진에서 출연 제의가 오길래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냈죠. 처음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제 생각대로 질렀어요."

그랬다. 비록 '플라이대디'의 흥행이 기대에 못 미쳤고 모 주스회사의 CF 이후 안티 팬들이 늘어나는 등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는 이른바 '스타 배우'였다. 그런 상황에서 상업성이 크게 있어 보이지도 않는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했으니 주변에서 만류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껏 즐겼다. 촬영도, 교토의 여유로움도. 특히 일본 여배우 미야자키 아오이와의 작업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미야자키는 나이는 어리지만 무척 성숙했어요. 필모그래피도 화려하고…. 배우로서는 어떻게 보면 한참 선배이기도 한데, 거의 컴퓨터같은 배우였어요. 다작을 해서 그런지 상황에 맞는 표정이 기계처럼 척척 나오더라구요."

일본의 아이들 스타 미야자키 이야기에 이어, 청룽 이야기도 나왔다.

중화권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그는 최근 홍콩 유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엠퍼러그룹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마쳤다. 아울러 우상 청룽(성룡)과 만나 대작까지 하는 꿈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함께 작품을 하자는 귀띔까지 받았단다.

"꼭 작품을 함께 하자고 하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러시아워4'를 찍고 싶지만,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머잖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이준기에게 올해는 특별한 한 해다. 힘들게 촬영했던 영화 '화려한 휴가'와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이 성공을 거뒀고, 특히 '개와 늑대의 시간'을 통해 '예쁜 남자'의 껍질을 깬 건 큰 소득이었다.

"사실 외모 때문에 이미지가 굳어지는 건 아닐까 고민을 많이 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제 그 고민이 많이 해결됐으니 남은 건 변신, 변신이죠.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예쁜 남자'에서 '거친 사나이'를 거쳐 '순수한 청년'으로 돌아왔다. 이준기의 다음 모습은 어떨 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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