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20년 최고 연극 선정… 내년 3월 재공연
“이번 공연에선 서주희씨가 삭발해야 할 것 같아요. 레이디 맥베스로서 맨정신일 때는 가발을 쓰고, 몽상 쪽으로 들어갈 땐 알머리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연극 ‘레이디 맥베스’ 재공연을 준비 중인 연출가 한태숙의 말이다. 극단 물리의 ‘레이디 맥베스’는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예술의전당 20년 역사를 대표하는 한국연극으로 선정돼 내년 3월 21일 토월극장에서 리바이벌된다.
1998년 초연한 ‘레이디 맥베스’는 2000년과 2002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했다. 맥베스 대신 맥베스 부인의 내면에 집중하는 이 연극은 서주희가 주인공을 맡아 흡인력 강한 연기를 펼쳤고, 오브제 아티스트 이영란이 흙과 밀가루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굿판의 고백을 연상시키는 연출, 원일의 원시적인 리듬도 어우러져 호평받았다.
내년 개관 20년을 맞는 예술의전당은 연극 전문가와 관객을 대상으로 리바이벌할 인기작을 설문조사했다. 해외 연출가의 작품으론 2004년 작 ‘갈매기’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러시아 연출가 지차트콥스키의 ‘갈매기’는 오디션을 통해 새로 출연진을 뽑아 내년 10월 재공연할 예정이다. 역시 지차트콥스키가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