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실탄이 없다

〈제7보〉(90~102)=‘6소룡(小龍)’이란 70년대 중반에 출생한 중국 프로들 중 가장 촉망 받던 준재 6명을 뜻한다. 이 호칭이 등장한 지도 10년이 넘었으니 과연 세월은 빠르다. 그들 대부분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스타가 됐다. 창하오(常昊)와 뤄시허(羅洗河)는 세계 제패까지 이뤘다. 왕레이(王磊)는 중국 랭킹 8위로 활약 중이고, 저우허양(周鶴洋) 샤오웨이강(邵偉剛) 류징(劉菁)도 건재하다. 바둑만큼 ‘떡잎’이 중요한 분야도 드물듯싶다.

 

90이 불가피할 때 91로 따내 패싸움이 계속된다. 92 때가 묘하다. 93으로 참고 1도 1이면 귀의 백을 잡지만 A, B 등 팻감이 많아져 상변 패는 못 이긴다. 류징의 선택은 93. 백이 99로 사는 맛을 남긴 대신 상변 패를 중시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95에 백은 더 이상 받지 못하고 96으로 패를 해소했다. ‘실탄 부족’ 때문이다.

 

그 사품에 흑은 101까지 중앙을 키웠고 우상귀를 챙겼다. 백의 수확은 패를 이기고 우하귀를 접수한 것. 이 거래를 통해 흑이 확실한 우세를 잡기 시작했다. 100으로 참고 2도 1은 패맛이 남아 나쁘다. 102는 어땠을까. (94…△, 9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