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타워’의 오다기리 죠와 소설가 정이현의 ‘어머니 그리고 가족’ ■오다기리 죠 “엄마와 둘이 산 나와 같아 역할 맡을지 상당히 고민” ■정이현 “아들 친구까지 밥해주는 母性 생물학적 엄마만 엄마가 아니다”
심리학에서 곰은 모성(母性)의 상징. 젊은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일본 배우로 꼽히는 오다기리 죠(왼쪽)와 소설가 정이현이 곰을 사이에 두고‘어머니’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장소는 강남구 신사동 스튜디오 보리.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주제가 ‘어머니’이기 때문이었을까. 둘의 데이트는 짧지만 뜨거웠다. 지금 한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일본 배우로 꼽힐 오다기리 죠(オダギリ ジョ-·31)와 역시 젊은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소설가 정이현(35)이 서울에서 만났다. 영화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25일 개봉)는 이 스타의 인기를 빌려 어정쩡한 한국식 제목을 달았지만, 원제는 ‘도쿄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다. 지금·이곳의 해체된 가족관계를 상징하는 제목이면서, 더불어 이 시대 모든 자식들이 눈물로 부르는 사모곡(思母曲)의 영화다.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어려서부터 ‘엄마’와 단 둘이서만 살았다는 오다기리는 동세대의 한국 작가에게 스스로의 내면을 살짝 드러냈다.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오다기리 죠 “솔직히 이 역할을 받아들여야 하나 한참 고민했다.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내게, 어머니와 아들의 테마는 정말 마지막까지 남겨두고 싶은 주제였으니까. 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내가 한 살인가 두 살 때 두 분이 이혼하셨다고 들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엄마와 둘이서 살아왔다.”
■정이현 “영화 속에서 당신이 맡은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는 친구이면서 동시에 연인관계로 보인다.”
■오다기리 “실제 나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다. 어머니에게도 내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다. 배우가 되어 도쿄로 진출했을 때, 나도 어머니를 고향(오카야마)에서 모시고 올라왔다. 영화에서처럼. 하지만 어머니가 사실 맨션은 몇 집 건너에 마련했다. 같은 집에 사는 건 왠지 부끄럽더라. 그리고 쉬는 날이면 찾아가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