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 뮤지컬-연극으로 한 극장서 동시 공연 눈길

대학로에 이색 공연이 뜬다. 한 작품이 연극과 뮤지컬 두 가지 버전으로 한 극장에서 동시에 공연된다. 목요일(11월 1일)부터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친구? 친구!'다.

히트 연극이 뮤지컬로 혹은 뮤지컬이 연극으로 바뀌어 공연된 적은 있지만, '친구? 친구!'처럼 한 무대에서 번갈아 공연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관객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연극이나 뮤지컬 중에서 골라 즐길 수 있다.

'친구? 친구!'는 원래 연극이었다. 죽마고우인 한 남자, 세 여자의 사랑과 우정의 갈등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지난 7월 개막돼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연출자인 서승만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연극과 뮤지컬 동시 공연이다. 젊은 작곡가인 전정현씨에게 의뢰해 10곡을 새로 만들었고, 신예 안무가 김정태씨에게 춤을 맡겼다. 그래서 가볍고 경쾌한 뮤지컬로 빚어냈다.

연극과 뮤지컬의 공연 날짜는 고정시키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관객 반응에 따라, 연극이나 뮤지컬 중 하나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배우들이 다른 만큼 요일별로 공연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게 서승만의 생각이다.

작품의 기둥 줄거리는 같다. 32세의 싱글녀 3명이 한 남자를 두고 벌이는 아찔한 해프닝을 그린다. 한 남자, 세 여자의 좌충우돌 사랑과 우정을 웃음으로 포장한 코믹물이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절친한 친구인 지수, 정민, 영아다. 셋은 한 집에 산다. 지수는 유치원 교사, 정민은 쇼핑호스트, 영아는 재즈댄스 안무가 겸 강사다.

그들의 삶에 동창생 남자가 뛰어든다.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헤어디자이너 태진이다.

그때부터 세 여자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세 여자의 반응은 다르다. 털털한 성격의 영아는 태진에게 함께 살자고 한다. 세 여자 사이에 틈이 벌어진다. 티격태격한다.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우정은 존재할까? 정민은 이성간에 우정은 없다면서 온갖 방법으로 태진을 유혹하고, 지수 역시 태진에 대한 사랑 때문에 가슴앓이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집에 도둑이 드는 것이다. 과연 한 남자, 세 여자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친구? 친구!'는 이처럼 야릇한 설정을 통해 우정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코믹한 상황, 재치 넘치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서승만은 청소년 뮤지컬 '터널'로 화제를 모았고, 현재 국내 최초의 어린이 교통안전 뮤지컬 '노노 이야기'도 공연하고 있다. 12월 30일까지.(02)741-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