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싸움닭

〈제3보〉(31~47)=조훈현은 2개의 귀한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최연소 입단(9세 7개월)과 최다 타이틀 획득(157개)이 그 것. 입단 부문 2위는 중국 창하오(常昊·9세 9개월)가 갖고 있고, 타이틀 부문은 제자 이창호(133개)가 추격 중이다. 세상에 영원한 기록이란 없다지만 둘 모두 쉽게 깨질 것 같지도 않다. ‘바둑황제’를 능가할 ‘초인(超人)’은 언제쯤 출현할까.

△의 협공이 기막힌 명당자리. 33으론 참고 1도 1이 좋다. 11까지 완생. 하변 백진도 중복의 의미가 있다. 33은 혹시 참고 2도를 기대한 것은 아닐까. 백의 입장에서 34로는 참고 3도 1도 있었다. A의 급소 때문에 흑은 8까지 버텨야 하는데 13에 이르면 여전히 백 A가 거슬린다. 34면 42까지는 이렇게 될 곳이며 45로 일단락. 백은 “아직 흑이 못 살았다”는 입장이고, 흑은 “우변 백은 안전하냐?”고 되묻고 있다. 46은 ‘가’가 대세점이란 지적이 나왔다. 어쨌든 상대가 손을 빼자 ‘싸움닭’ 기질의 조훈현, 뒤도 안 돌아보고 47로 뛰어든다. 한 바탕 난타전이 펼쳐질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