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현찰' 2집

〈제4보〉(47~61)=후야오위(25)는 올해 4월 초 리광배 결승서 창하오(常昊)를 꺾고 본격 국내 기전서 처음 우승했다. 11회 LG배서 준우승에 그친 후 불과 열흘 뒤의 일. 큰 대회 결승서 분패할 경우 거의 누구나 슬럼프에 빠진다는 점에서 그의 심리적 복원(復元)력은 주목할 만 하다. 현재 중국 국내 랭킹은 쿵제(孔杰)에 이은 2위.

48로 50에 씌워 일망타진에 나서는 건 욕심이다. 참고 1도 14에 이르면 A의 패가 승부인데 B, C 등 흑의 ‘실탄’을 못 당하는 것. 53은 집으론 참고 2도 1이 득이지만 대신 2 이하 6까지 백의 준동을 각오해야 한다. 55때가 또 미묘했다. 이 수에 앞서 흑 56, 백 ‘가’의 교환을 먼저 하는 게 2집 이득. 훗날 ‘나’로 치중하는 공격 수단을 본 건데, 그렇더라도 ‘현찰 2집’은 역시 아팠다.

아무튼 59에 먼저 손이 돌아와선 흑도 전체적으로 얼굴이 활짝 펴졌다. 팽팽하지만 흑을 택하겠다는 쪽이 좀 더 많았다. 61은 상용(常用)의 침투 수단으로 진작부터 노려온 곳. 속기(速棋)로 일관하던 조훈현, 이 수에 처음 9분을 쓴 것을 출발로 갑자기 장고 모드로 돌아서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