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대권은 내것' 치열한 경합

청룡은 스타를 탄생시키고, 스타는 청룡을 채워간다.

올해는 어떤 배우가 스크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청룡영화상을 통해 권좌에 오를까.

'화려한 휴가'로 지난 여름 극장가를 후끈 달군 김상경은 그간 '생활의 발견' '극장전' 등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살인의 추억'에 이어 '화려한 휴가'로 '흥행배우' 타이틀을 다시 거머쥔 김상경은 이 영화에서 완벽한 연기 내공을 자랑했다. '화려한 휴가'는 5ㆍ18 당시 시민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다수의 주 조연 배우들이 자기 몫을 나눠 가져야 하는 작품이다. 이 가운데서 확실히 무게 중심을 잡고 시대 아픔을 절절히 전달하기란 절대 쉽지 않았을 터. 완급조절에 능한 김상경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평이다. 김지훈 감독은 "김상경이란 배우를 만난 일은 내 영화 인생 최고의 행운 중 하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놈 목소리'의 설경구는 청룡과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2000년 '박하사탕', 2002년 '공공의 적'으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놈 목소리'는 실화에 근거한 작품이니 만큼, 배우로서 운신의 폭이 절대 넓지 않았을 듯. 그러나 충무로 공인 스타답게 폭발적인 파워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아들을 유괴당한 애타는 부정을 정확히 느낌표와 쉼표를 찍어가면서 관객들에게 전달한 것. 타고난 이야기꾼인 박진표 감독과의 새로운 호흡도 충무로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연기파 배우다.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통해 평단과 관객에게 고루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는 한재림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맞춰 건달인 한 가장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기러기 아빠가 된 그가 라면을 먹으면서 유학 보낸 애들이 보낸 비디오 테이프를 보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전율을 느꼈다. 40대 가장으로서의 웃으면서도 울고 있는 그의 얼굴에 관객들은 "역시 송강호"라는 말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들었다.

'라이어' '실제상황' 등 화제작에서 연기력을 쌓아온 주진모는 데뷔 이후 지난 10년간 응축해온 에너지를 '사랑'에서 폭발시켰다. 이 영화에서 주진모는 운명적인 사랑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사내의 순정을 순도 100%로 풀어냈다. 그간 안방극장에서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주진모는 '사랑'에서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해냈다. 곽경택 감독이 '친구'로 스타 장동건을 배우로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주진모를 배우로 되 태어나게 만들었다는 평.

'행복'의 황정민은 그 어느 배우보다 청룡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2002년 '로드무비'로 신인남우상을 받았으며, 2005년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청룡의 스타 탄생 시스템을 제대로 거쳐온 그는 '행복'에서 사랑이 미움으로, 다시 연민으로 변하는 과정을 그 특유의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호흡으로 풀어냈다. 2005년 당시 '밥상론'이란 명 소감으로 CF까지 찍었던 그가 올해 또다시 트로피를 거머쥐게 될지 팬들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