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인감독상은 어느 부문보다 더 치열하다. 재능있는 신인감독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좋은 작품을 무더기로 쏟아냈기 때문이다.
'궁녀'를 연출한 김미정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서 여성들의 숨겨진 욕망과 비틀어진 심리를 잘 표현했다. 특히 억압된 시공간인 조선시대의 궁중을 배경으로 스릴러, 호러의 영화적 재미와 숨겨질 수밖에 없는 여성의 욕망이란 주제를 잘 살려냈다는 평이다.
김한민 감독은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신인의 참신함과 함께 흥행력까지 선보였다. 직접 각본까지 쓴 김 감독은 작은 섬마을 사람들이 모두 살해당한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짜임새 있게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각본상에도 노미네이트됐다.
'열혈남아'의 이정범 감독은 설경구, 나문희, 조한선 등 톱 배우들을 원하는 방향의 연기로 잘 이끌어냈다. 특히 작은 이야기들을 진중하게 써내려가는 섬세한 능력을 보였다. 연기와 연출의 조화로 진한 감동을 만들어냈다.
사촌형제 감독인 정가 형제(정식, 범식)는 '기담'으로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공포영화를 선보였다. 기존 공포영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공포감에 빠지게 하는 연출력, 탄성을 자아내는 비주얼로 공포영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 파더'의 황동혁 감독은 잘 생긴 혼혈 모델 다니엘 헤니를 연기자로 탈바꿈시키는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줬다. 신인감독임에도 민감한 실제 사건을 영화로 잘 만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감독의 개인적 경험과 배우 헤니의 경험이 합쳐져 리얼한 감동을 전달했다.
<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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