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여의주, 누구 품에 안길까

근래 여우주연상 판도가 변했다.

불과 3, 4년 전만 해도 여성 영화의 부재 속에 간신히 후보를 냈던 충무로 지형도에 변화가 생겼다. 남자 캐릭터의 그늘에 가려있던 여자 배우들이 주도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초강세를 보이면서, 청룡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2007년 최고의 여배우는 누구일까.

청룡 공인스타탄생의 관문을 거친 이요원 임수정이나, 올해 첫 여우주연상 도전장을 내민 김아중 송혜교, 충무로 공인 연기파인 전도연까지 모두 막강 스타파워와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은 올해 충무로가 만들어낸 최고의 빅스타다. 극중 성형수술 이후 완벽 미녀로 변신한 뒤 겪는 해프닝을 순발력 넘치는 연기 호흡으로 소화해냈다. 멜로와 코미디를 다양하게 넘나들면서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데 성공했다는 평. 금상첨화로 주제가인 '마리아'까지 직접 불러 히트를 시키면서, 엔터테이너로서 진가를 과시했다.

'황진이'의 송혜교는 96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청룡 여우주연상 후보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송혜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역사적인 인물을 스크린에 펼쳐놓았다. "대단한 집중력과 순발력이 돋보이는 배우"라고 장윤현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송혜교는 두 시간의 러닝타임에 한 인물이 거쳐간 역사와 삶의 굴곡을 깊은 내공으로 소화해냈다.

이요원은 지난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화려한 휴가'를 통해 관객과 평단의 박수갈채를 고루 받았다.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평범한 소시민의 아픔을 다양한 눈물의 색깔 속에 담아냈다는 평. 특히 김상경 안성기와의 환상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사정없이 자극했다. 2001년 '고양이를 부탁해'로 신인여우상을 받으면서 청룡 공인 스타로서 승승장구를 거듭해온 유력 후보다.

'행복'의 임수정 또한 청룡과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2003년 '장화, 홍련'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으면서 충무로 관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후 여의도와 충무로를 넘나들며 맹활약해온 임수정은 '행복'으로 무르익은 연기력을 꽃피웠다. 멜로 영화의 명장인 허진호 감독과 함께 그녀가 섬세하게 연주해낸 사랑의 다양한 음색이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밀양'의 전도연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월드스타다. 10년 여 세월 동안 충무로 퀸 자리를 유지해온 그녀는 '밀양'에서 신들린 듯한 열연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칸 수상 이후 CNN과의 대담 등을 통해 전세계에 얼굴을 알렸으며, 최근 아시아 퍼시픽 스크린 어워즈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낭보를 연이어 전하고 있다. 99년 '내 마음의 풍금'으로 청룡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그녀가 올해 청룡에서 또다시 영광과 눈물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정상의 자리를 재확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