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청룡영화상은 한국 영화의 기대주를 배출하는 등용문이기도 했다. 한국영화를 쥐락펴락하는 특급 스타들이 청룡을 거쳐갔다. '청룡 그랜드슬래머'인 장동건, '칸의 여왕' 전도연을 비롯해 배용준 김래원 차태현 임수정 이요원 등이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통해 머리를 올렸다.
올 신인상도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인남우상 부문은 후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가장 먼저 다니엘 헤니와 정지훈(비)이 눈에 띈다. 지난해 '미스터 로빈 꼬시기'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흥행 실패와 연기력 혹평에 시달렸던 헤니는 '마이 파더'에서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가슴을 쥐어뜯는 오열 연기는 장안의 화젯거리가 됐을 정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영화배우 신고식을 치른 정지훈도 그간 TV 화면을 통해 갈고 닦았던 연기력을 유감없이 펼쳐보였다. 이민기 장근석 유아인 등도 지명도에서는 이들에 조금 밀리지만, 연기력에서는 결코 이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신인여우상 수상자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다. 정려원은 '두 얼굴의 여친'에서 다중인격자 역을 무난하고 귀엽게 소화해냈고, '왕뚜껑 소녀'로 잘 알려진 황보라는 '좋지 아니한가'에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신비로운 연기를 펼쳐보였다. '해부학 교실'에서 첫 단독 주연을 맡은 한지민과 '중천'의 김태희도 1차 예심에서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어깨너머의 연인'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태란은 재작년 수상자 김지수에 이어 다시 한번 늦깎이 수상을 노리고 있다. 향후 한국영화 배우 지형도를 미리 그려볼 수 있는 청룡영화상 신인상. 한국영화 위기 타개의 중책을 맡을 새로운 별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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