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경기도 광주Ⅱ

분원백자관

광주의 분원은 조선 왕조 백자의 산실로 궁중의 부엌살림을 맡아보는 사옹원(司饔院)의 분원(分院)이 있던 자리다. 분원 가마는 영조~정조~순조~헌종~철종~고종 대에 이르는 약 130년간 아름답고 부드러운 우윳빛 백자를 제작했다. 1884년 민간에 이양된 후 1894년 관요로서 역할을 끝맺었다. 1920년 무렵에 가마가 폐쇄된 후 1923년 분원가마에서 버려진 도편들로 이루어진 언덕에 분원소학교가 설립되고, 오늘의 분원초등학교로 이어지게 됐다. 옛 분원초교 건물을 2003년 개수해 조선왕조 백자의 흐름을 개관하는 분원백자관을 세웠다.

관람시간 하계 10:00~18:00, 동계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관람 무료. 전화 031-766-8465. www. bunwon.or.kr

경기도 중앙에 있는 광주시(廣州市)는 동쪽으로 여주·양평군, 서쪽으로 성남시, 남쪽으로 용인·이천시에 접하고, 북쪽으로는 하남시, 그리고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양주시·양평군에 접한다.

한남정맥에서 갈라져 나온 ‘검단지맥’은 검단산을 중심으로 구릉이 많아 기복이 매우 심하고, 평지가 적어 경지면적은 총면적의 20%가 조금 넘는다. 한북정맥의 문수봉(403m)에서 발원해 용인을 지나 북류하면서 한강에 합류하는 경안천(京安川)은 광주의 가장 큰 물줄기다. 목현천, 곤지암천 등 광주의 작은 하천 대부분이 경안천에 합류하는데, 경안천 유역에 발달한 좁은 충적평야는 관개가 잘 되어 토지의 생산력이 높다.

내륙부에 있어 한서의 차가 심하고 강수량은 비교적 많다. 연평균 기온은 11℃이고, 1월 평균기온 －4.7℃, 8월 평균기온 25.5℃다. 연평균강수량은 1,300mm 내외다.

광주군은 본래 마한의 일부로서 고조선의 준왕이 위만에 쫓겨 남하해서 세운 회안국(淮安國)의 일부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백제의 근초고왕은 371년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한성(漢城)이라 했다. 개로왕 때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으로 60여 년간 고구려 땅이 됐으며, 551년(성왕 29) 나제동맹으로 다시 백제땅이 됐으나 553년에 신라 진흥왕에게 빼앗겨 신라의 한산주(漢山州)가 됐다.

756년(신라 경덕왕 l5) 한주(漢州)라고 고쳤다가 940년(태조 23) 광주가 됐다. 983년(성종 2) 12목(牧)을 둘 때 주(州)가 됐고, 995년에는 봉국군(奉國郡)이라 하고 관내도(關內道)에 속하게 했다. 조선 세조 때에는 진(鎭)을 두고 1목(牧:여주)·1도호부(都護府:이천)·1군(郡:양근)·5현(縣:지음·음죽·양지·죽산·광주)을 두었다. 1618년(광해군 10)에 부(府)로 승격했다. 1626년(인조 4)에 남한산성을 쌓아 주치(州治)를 성안으로 옮기고, 1795년(정조 19)에 유수(留守)를 두었다. 1895년(고종 32) 군(郡)이 됐다.

1963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구천·언주·중대·대왕면의 일부가 서울로 편입되고, 1973년 신설된 성남시에 중부면 일부와 대왕·낙생·돌마면이 편입됐다. 1979년에 광주면, 1980년 동부면이 각각 읍으로 승격되고, 1989년 동부읍과 서부면이 합쳐 하남시로 분리됐다. 2001년 광주시로 승격했다. 현재 행정구역은 3읍 4면 3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청은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에 있다.

광주시는 산지가 많아 주로 밭농사를 많이 짓는다.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위치로 인해 서울의 근교농업지로서 토마토·오이·상추·치커리·버섯류 등의 청정야채가 특화작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쌀농사는 주로 한강과 경안천 유역의 서부 평야지대에서 이루어진다.

조선관요박물관

광주 조선관요박물관은 조선 5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분청사기 등 조선시대 관요에서 생산된 전통도자기와 그 전통을 계승하는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 우리의 전통 도자문화와 역사를 조명하는 기획전시·특별전시를 통해 살아 숨쉬는 우리의 도자전통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전시물의 격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야외조각장 등이 있는 바깥 공간도 널찍해 좋은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09:00~18:00. 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과 매년 1월1일에 문을 닫는다. 요금은 원래 어른 2,000원이었으나 지난 7월1일부터 받지 않는다. 12월까지 한정적으로 받지 않을 예정이라 한다. 전화 031-797-0614, 0623, 0576, www.wocef.com

남한산성 문화제
 
백제의 첫 도읍지로 온조왕의 얼이 깃든 남한산성(사적 제57호)을 널리 알리기 위해 광주시에서 1996년부터 해마다 10월경에 열고 있는 문화예술축제다. 프로그램은 남한산성 대동굿(위령제), 숭렬전 제향 등으로 펼쳐진다. 대동굿은 남한산성을 쌓을 때 죽은 영혼과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죽은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청량당에 혼령을 모셔서 원혼을 달래는 의식이다.

또 수어사 출정식을 비롯해 경기국악제, 창작뮤지컬, 전통줄타기 등의 공연도 진행된다. 상설 행사로는 산성투어, 남문 수위군점식, 행궁 전통복식 체험, 옛무기 전시, 주먹밥 만들기, 민속놀이 한마당, 산성요리 시연회, 남한산성 타워아트전 등이 준비된다.

수어장대

장대란 지휘관이 올라서서 군대를 지휘하도록 높은 곳에 쌓는 대(臺)를 말한다. 남한산성 수어장대(守禦將臺·광주시 유형문화재 제1호)는 1624년(조선 인조 2) 남한산성을 쌓을 때 만든 4개 장대 중 하나다. 처음에는 1층 누각으로 짓고 서장대라 불렀으나, 1751년(영조 27)에 이기진이 왕의 명령으로 서장대 위에 2층 누각을 지었다. 건물 바깥쪽 앞면에는 ‘수어장대’, 안쪽에는 ‘무망루(無忘樓)’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무망루’란 병자호란 때 인조가 겪은 시련과 아들 효종이 청나라에 대한 복수로 북벌을 계획했으나 실패하고 죽은 비통함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숭렬전

숭렬전(崇烈殿·시유형문화재 제2호)은 1638년(조선 인조 16)에 지은 사당으로 백제 시조인 온조왕을 모시고 있다. 원래 온조왕사(溫祚王祠)로 건립한 건물인데, 1795년(정조 19)에 숭렬전(崇烈殿)으로 바뀌었다. 이곳에는 남한산성의 수축에 힘쓰고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적과 싸우다 병사한 이서(李曙)를 함께 배향하고 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정조의 꿈에 온조왕이 나타나 정조의 인품과 성업을 칭찬하면서 혼자 있기 쓸쓸하니 죽은 사람 중에서 명망 있는 신하를 같이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이에 정조는 남한산성을 쌓은 공로자인 이서를 같이 모시게 했다고 한다.

청량당
 
남한산성 안에 있는 청량당(淸凉堂·시유형문화재 제3호)은 이회(李晦)와 그의 부인, 그리고 벽암대사를 모신 사당이다. 남한산성을 쌓을 때 남동쪽 공사를 맡았던 이회는 기한 내 공사를 마치지 못하게 되자 공사비를 탕진했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했다. 그의 부인도 남편이 처형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강에 빠져 자살했다. 그 뒤 이회가 쌓은 남쪽 성벽이 견고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의 무죄가 밝혀지자 그의 넋을 달래기 위해 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현절사

현절사(顯節祠·시유형문화재 제4호)는 1636년 병자호란 때 적에게 항복하기를 끝까지 반대하다가 청나라에 끌려가 갖은 곤욕을 치르고 참형을 당한 윤집·홍익한·오달제 3학사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1688년(조선 숙종 14)에 그들이 끝까지 척화의 의리를 내세운 곳인 남한산성 기슭에 지었으며, 1693년(숙종 19)에는 나라에서 현절사라 이름을 지어 현판을 내렸다. 1711년(숙종 37)에 3학사와 같이 항복하기를 반대했던 김상헌(金尙憲), 정온(鄭蘊)도 함께 모시고 있다.

침괘정

침괘정(枕戈亭·시유형문화재 제5호)은 세운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1751년(조선 영조 27) 광주유수 이기진이 다시 지은 후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 부근은 예부터 백제 온조왕의 궁궐터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 건물 오른쪽에는 무기를 보관하던 무기고나 무기를 만들던 무기제작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무관

연무관(演武館·시유형문화재 제6호)은 남한산성을 지키는 군사들이 무술을 연마하던 곳으로, 1624년(조선 인조 2) 남한산성을 쌓을 때 함께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 처음에는 연무당(演武堂)이라 부르다 숙종 때 연병관(練兵館)이라 쓴 현판을 내렸다. 정조 때 수어영(守禦營)이라 개칭했으나 연병관(練兵館)이나 연무관(練武館)이라 부르고 있다. 이곳에서 무술을 닦은 무사들 중 뛰어난 사람은 선발되어 한양으로 진출했다고 한다.

망월사지
 
남한산성 동문 쪽에 있는 망월사는 남한산성 내 9개 사찰 중 가장 먼저 지은 사찰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한양의 장의사(壯義寺)를 허물고 불상, 금자화엄경, 금정 1구를 이곳으로 옮겨와 지었다고 한다. 현재의 자리가 망월사의 주요 건물이 있던 자리이고, 그 외의 터는 모두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개원사지
 
개원사(開元寺)는 1624년(조선 인조 2)에 임진왜란으로 파손된 남한산성을 보수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승려들을 총지휘하는 본영 사찰로 창건됐다. 남한산성 내에는 원래 있던 망월사(望月寺)와 옥정사(玉井寺) 외에 7개 절이 더 창건됐는데, 개원사는 승병 총지휘소로 사용됐다. 1970년 화재로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버렸고, 이후 선효화상이 10여 년에 걸쳐 대각전, 요사 건물을 새로이 지어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 여러 건물터에서 초석과 돌계단들이 남아있어 옛 개원사의 규모와 건물배치를 짐작하게 한다. 남한산성 축성시 승군들이 사용했던 유분, 석장, 옹기, 함지들이 남아있다.

남한산성 소주

실촌면 연곡리 광주산성소주(시무형문화재 제13호)는 남한산성에서 전승되는 민속주라 남한산성 소주라 부르기도 한다. 광주 지역은 여러 가지 궁중음식을 본떠 만든 독특한 음식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산성막걸리와 산성소주는 이 고장 특산물이 됐다. 최초로 빚은 시기는 남한산성을 축조한 선조(재위 1567-1608) 때로 추정되며, 임금께도 진상됐다 한다. 알코올 도수는 처음 거른 술은 약 85도 이상이고, 나중의 것은 점차 도수가 낮아지므로 이를 섞어 40도가 되도록 조절한다. 때문에 용기에 담은 후 밀봉만 잘 해두면 오래 저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래될수록 술맛이 무르익어 소주의 맛은 더욱 좋아진다.

광주 조선백자도요지

도요지는 그릇이나 자기를 만들어 굽던 가마터를 말한다. 남종면·중부면·퇴촌면 등 광주시 일대의 광주조선백자도요지(廣州朝鮮白磁陶窯址·사적 제314호)는 도자기를 굽는 데 필요한 흙이 나오고 나무와 물이 풍부하다. 또 제품 수요지인 한양과 가깝고 한강을 이용한 운반의 편리성으로 인해 1752년(영조 28) 궁중음식을 담당하던 사옹원의 분원으로 지정됐다. 그 후 조선왕조가 끝날 때까지 130여 년 동안 285개소의 가마터가 이 일대에서 번창했다.
중부면 번천리 중부고속도로 경안 나들목 입구엔 조선백자도요지가 있다. 광주 도요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인 세종실록지리지에 벌을천, 소사, 석굴리 이곳 이렇게 4곳으로 기록되고 있다. 벌을천이 바로 현재의 중부면 번천리다.

무명도공의 비

광주시 쌍령동 언덕에 있는 ‘무명도공의 비’는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좋은 작품을 남겼음에도 이름이 후세에 전해지지 않은 옛 도공들의 유업을 추모하기 위해 1977년 세운 것이다. 비신의 높이는 6m로서 3개의 화강암 석조로 되어있다. 비석 앞의 오석엔 최순우 선생이 글을 쓰고, 이기우 선생이 새긴 글귀가 있다.

최항 선생 묘

조선 초기의 문신이며 대학자였던 최항(1409-1474)은 1434년(세종 16) 장원급제 후 집현전 학사가 되어 신숙주·박팽년·성삼문 등과 같이 훈민정음 창제에 참여했고, 1445년(세종 27)에는 용비어천가를 한글로 풀이했다. 1453년(단종 1) 계유정난 때 공을 세워 1등공신이 됐고, 그 후 여러 관직을 두루 거쳐 영의정이 됐다. 최항은 동국통감, 경국대전, 세종실록, 세조실록 등 각종 편찬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문장력이 뛰어나 명나라와의 외교문서를 많이 작성했다. 저서로는 태허정집, 관음현상기가 있다.

봉분 좌우에는 봉분을 향해 2기의 묘비가 있는데, 우측의 묘비는 당시에 있던 것이고, 좌측 묘비는 선생의 17대손이 세운 것이다. 봉분 앞 좌우에는 문인석 1쌍이 배치되어 있다.

맹사성 선생 묘

조선 세종 때의 재상인 고불(古佛) 맹사성(1360-1438) 선생은 효성이 지극했다. 7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7일간 단식하고, 3년간 죽을 먹으면서 묘 앞에서 상을 치러 고향에 효자문이 세워졌다고 한다. 1386년(고려 우왕 12)에 문과에 장원급제했으며, 대사헌·우의정·좌의정 등의 벼슬을 거쳤다. 태종실록을 감수하고, 팔도지리지를 편찬했으며, 향악을 정리하고 악기를 만들어 조선 초기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봉분 앞에는 1438년(세종 20)에 세운 묘비가 있는데, 조선 초기의 양식이 잘 드러난다. 봉분의 좌우로 문인석, 망주석, 동자상이 배치되어 있다.

허난설헌 묘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허난설헌(1563-1589)은 1563년(조선 명종 18)에 동지중추부사를 지낸 허엽의 딸로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이기도 하다. 본명은 초희(楚姬)이며 호는 난설헌이다. 27세를 일기로 요절했는데, 작품의 일부는 허균에 의해 중국에 전해져 난설헌집으로 간행되어 격찬을 받았다.

허난설헌의 묘는 초월읍 지월리에 있다. 원래 현재 묘역에서 약 500m 오른쪽에 있었으나 중부고속도로가 개설되면서 1985년 현 위치로 옮겼다. 문인석을 제외한 묘비·장명등·상석·망주석·둘레석은 근래에 만들어졌다. 묘비의 비문은 이숭녕이 지었다. 묘의 우측에는 1985년 전국시가비건립동호회에서 세운 시비(詩碑)가 서있다. 시비에는 허난설헌의 곡자시(哭子詩)가 새겨져 있으며, 시의 대상인 두 자녀의 무덤이 난설헌묘 좌측 전면에 나란히 있다.

신립 장군 묘

조선 중기의 무신인 충장공 신립((申砬·1546-1592) 장군은 1567년(선조 원년) 무과에 급제한 뒤 여러 관직을 역임했다. 1583년(선조 16) 북방에 쳐들어온 여진족 나탕개를 격퇴시키는 등 여진족의 계속되는 침입으로부터 6진을 지켰다. 이러한 공로로 1584년 함경도 병마절도사가 됐고, 평안도 병마절도사를 지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충청·전라·경상의 3도 순변사로 임명되어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왜군을 막았다가 전사했다. 실촌읍 신대리에 부인 전주 최씨와의 합장묘가 있다. 묘비의 비문은 송시열이 짓고, 신익상이 글씨를 써서 1703년(숙종 29)에 세운 것이다.

신익희 선생 생가

초월면 서하리엔 정치가이며 독립운동가인 해공(海公) 신익희(申翼熙·1894-1956) 선생의 생가가 있다. 원래는 지금 위치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m 지점에 있었으나 1865년(고종 2) 을축년 대홍수로 집이 파손되어 2년 뒤 현 위치로 이전했다. 전체적으로 20세기 초에 크게 고쳐 지은 것으로 짐작한다.

가옥은 안채와 바깥채로 구성되어 있는데, 안채는 T자형 평면을 이루는데 가운데 2칸 대청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안방을 두고 왼쪽에 건넌방을 두었고 안방 앞으로는 부엌을 두었다. 바깥채는 ㄱ자형 평면으로 가운데에 대문을 두고 왼쪽에 2칸 사랑방을 두었다. 이 집은 전형적인 19~20세기 초 경기 지역 중소지주 계층의 가옥 형태를 취하고 있다.

광주 유정리 석불좌상

도척면 유정리에 있는 석불좌상(시유형문화재 제88호)은 조선 후기의 불상이다. 원래는 화강암으로 만들었으나 많은 칠 때문에 원형을 잃었다. 몸에 비해 유난히 큰 머리에 무릎도 상체에 비해 워낙 작아서 전체적인 비례가 맞지 않는 편이다. 또한 무릎 위에 올려놓은 선정인(禪定印)의 손은 빈약하고 팔의 양감도 약하며 옷주름도 세련되지 못하다. 그러나 큼직한 얼굴에 보이는 온화한 분위기는 부처님의 세계를 애써 전달하고자 하는 면모가 엿보인다.

광주 삼리 구석기 유적

실촌면 삼리에 있는 구석기 유적(시기념물 제188호)은 대부분 경기도 종축장(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 터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유적 주변에는 나지막한 산줄기가 뻗었고, 사철 메마르지 않은 물줄기가 발달해 있다. 이러한 지형조건은 당시 구석기인들의 삶에 알맞은 생활터전을 마련해주었다. 고토양층 안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3개의 문화층이 밝혀졌다. 가장 아래에 있는 제3문화층은 중기 구석기시대 늦은 시기에 속하고, 그 위에 있는 제2문화층과 제1문화층은 후기 구석기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리 유적에서 찾은 유물은 약 4천여 점에 이르고 있어 한강 이남 지역에서 펼쳐졌던 경기도의 구석기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얼굴박물관

연극연출가 김정옥씨가 지난 40여 년간 수집해온 국내외 얼굴 관련 조형물 1,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전문 박물관. 석인, 벅수, 문관석, 무관석, 동자석, 선비석, 민불 등이 300여 점, 상여나 꼭두극, 또는 불교미술의 목각인형이 200여 점,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도자기나 테라코타의 인형 50여 점, 한국이나 중국의 와당 50여 점, 가면 100여 점, 초상화나 무속화의 인물화 100여 점, 현대작가의 회화와 조각 100여 점, 그밖에 민속품, 도자기 100여 점 등이다. 관람 시간은 10:00~18:00. 화·수·목요일은 전화 예약을 통해서만 관람 가능. 금·토·일은 항시 개관. 월요일은 휴관. 요금은 일반 4,000원, 초중고생 3,000원, 어린이(유치원생) 2,000원. 5세 이하 무료.

곤지암

실촌면 곤지암리 곤지암초교 옆에 있는 곤지암(昆池岩)은 조선 선조 때의 신립(申砬·1546-1592) 장군에 얽힌 전설이 있는 바위다. 충주 탄금대에서 전사한 신립 장군의 시신을 이곳 광주로 옮겨 장사를 지냈는데, 그 다음부터 이 바위 앞을 말을 타고 지나가려고 하면 말발굽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 않으므로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장군이 이 앞을 지나가다가 신립 장군의 묘를 찾아가 왜 오가는 행인을 괴롭히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뇌성과 함께 벼락이 쳐 바위를 내리쳐서 바위가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그 옆에 큰 연못이 생겼다. 그 후로는 괴이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이 바위를 ‘곤지암’이라고 불렀다 한다.

화강암으로 큰 바위와 작은 바위 두 개가 조금 떨어져 있는데, 큰 바위는 높이 3.6m에 폭이 5.9m이고, 작은 바위는 높이 2m에 폭 4m 크기다. 바위 위쪽에 약 400년 된 향나무가 자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역사곤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에 의해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일본군 위안부역사관은 1998년 8월14일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에 개관한 세계 최초의 성노예 주제 인권박물관이다. 잊혀져 가는 일본의 전쟁범죄행위를 고발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그리고 후손들에게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지상 2층 지하 1층, 약 350㎡ 규모로 일반시민과 뜻있는 일본인들의 성금을 모아 건립됐다. 전시관은 증언의 장·체험의 장·기록의 장·고발의 장·추모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관람시간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일반 5,000원, 초중고대학생 3,000원. 65세 이상 노인 무료. 전화 031-768-0064 www.nanum.org www.cybernanum.org

천진암 성지

퇴촌면 우산리 앵자봉 아래의 천진암(天眞菴)은 이벽, 권철신 등이 최초로 가톨릭 교리를 강론하던 암자라 한다. 1779년(정조 3) 학자 권철신(權哲身)은 경기 여주군 금사면에 있던 주어사(走魚寺)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강의하던 중 정약용(丁若鏞) 등과 함께 강학회(講學會)라는 학문강의 모임을 가졌다. 그 후 장소를 천진암으로 옮겨 10여 일 동안 강학회를 계속했는데, 이때 권철신·정약용·이벽·정약전·정약종·이승훈 등이 참가했다. 이 강학회에서 이벽은 천주공경가(天主恭敬歌)를, 정약종은 십계명가(十誡命歌)를 지었다.
결국 천진암 강학회는 서학(西學)을 서교(西敎)로, 천주학을 천주교로, 즉 학문적 지식을 종교적 신앙으로 변환시킨 일대 계기가 됐다. 현재 이벽·권철신·권일신 형제와 이승훈·정약종의 묘소가 이장되어 있다. 이곳에 100년 계획으로 천주교 대성당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퇴촌면 정지리에 있는 경안천 생태공원은 팔당댐이 준공하면서 생긴 수몰지역의 끝자락에 형성된 습지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원래 이 사업은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계획에 따라 팔당호의 수질 악화의 주범이던 경안천을 정화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공원으로 조성되기 전에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었으나 목교와 관람데크, 동선의 바닥 포장을 통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조류 관찰대는 관람자를 노출시키지 않고 조류의 생활을 방해 받지 않도록 제작됐으며, 주변 시설물들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목재가 이용됐다.

분원 붕어찜

남종면 분원 마을은 조선 백자의 산실이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가마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한적한 강마을로 변했다. 그러다 1974년 한강에 팔당댐이 들어서자 몰려든 낚시꾼들을 상대로 하는 간이음식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직접 고기를 잡거나 낚시꾼들이 잡아온 고기로 매운탕 등을 끓였다. 당시 어종은 잉어, 붕어, 매기, 뱀장어, 모래무지, 배가사리(빠가사리) 등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물고기와 달리 가시가 많고 살이 적은 붕어는 환영받지 못해 그냥 버리거나 가축의 먹이로 쓰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젠 분원 마을에 붕어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여러 곳 생기고 매년 5월 붕어찜 축제를 열 정도로 유명해졌는데, 분원 붕어찜의 원조는 분원리에서 강촌매운탕을 경영하는 이영숙씨. 1970년대 중반 이곳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던 이씨는 당시 버려지던 붕어를 이용한 음식을 생각해낸 것. 그러다 붕어 특유의 냄새와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후추·겨자·구기자·깻잎·들깨 등등 여러 가지 향신료를 첨가하는 실험을 거듭한 끝에 비린내도 없앴을 뿐만 아니라 졸깃졸깃한 맛을 잘 살려낸 붕어찜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붕어찜 대(4마리) 60,000원, 중(3마리) 50,000원, 소(2마리) 30,000원. 이외에도 메기찜(30,000원), 쏘가리매운탕(45,000원), 빠가사리매운탕(40,000원) 등을 차린다. 전화 031-767-9055.

일정별 길라잡이

광주시는 면적이 그다지 너른 편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연별로 세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남한산성권  광주시의 가장 중심이 되는 지역이다. 남한산성에는 현재 동·서·남문루와 장대·돈대·보 등의 방어시설과 비밀통로인 암문, 우물, 관아, 군사훈련시설 등이 남아있다. 성안에는 만해기념관도 있다. 성 동쪽의 검복리·엄리미의 장승도 이 권역에 넣을 수 있다.
●분원권  광주시 북쪽 지역으로서 조선시대 관요를 굽던 분원리가 중심이다. 이곳에는 분원백자관, 얼굴박물관, 팔당호 등이 있다. 앵자봉 기슭에 있는 천진암 성지도 이 권역에 속한다.
●중앙권  광주 시내를 중심으로 한 권역이다. 조선백자도요지, 일본군위안부역사관, 무명도공비, 곤지바위, 허난설헌 묘, 신립장군 묘 등을 비롯해 하번천리 양짓말, 초월읍 서하리 안골·사마루, 무갑리 장승도 이 권역에 넣는다.

일정짜기

●당일  수도권에선 어디서나 접근하는 데 1시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당일로도 넉넉히 일정을 잡을 수 있다. 광주 시청에서 소개한 테마별 코스를 따르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남한산성, 조선관요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 외에는 이정표가 미흡한 편이라 길 찾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기도 한다.

‘조선 백자’ 테마 코스  번천리 조선백자 도요지~무명도공의 비~조선관요박물관~분원백자관으로 이어진다. 6시간 소요.

‘장승’ 테마 코스  엄미리 장승~검복리 장승~하번천리 양짓말 장승~서하리 안골·사마루 장승~무갑리 장승을 구경할 수 있다. 6시간 소요.

‘남한산성’ 테마 코스  여러 코스를 잡을 수 있다. 넉넉하게 4시간 정도면 남한산성을 웬만큼 둘러볼 수 있다.

이런 여러 테마를 하나로 묶은 일반 답사 코스는 남한산성~엄미리 장승~조선관요박물관~분원백자관을 연결하면 된다. 8시간 정도 걸린다.

●1박2일  수도권에선 광주의 구석구석을 대부분 답사할 수 있는 일정이다. 대상지는 다음과 같다. 남한산성~검복리 장승~엄리미 장승~조선백자도요지~무명도공비~조선관요박물관~곤지암~신립장군 묘~허난설헌 묘~무갑·서하·번천리 장승~일본군위안부역사관~천진암성지~얼굴박물관~분원백자관 

교통

●자가운전
수도권  잠실→복정 사거리→약진로→남문→산성 로터리 /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헌인릉 앞→세곡동→복정 사거리→약진로→남문→산성 로터리 / 중부고속도로 경안 나들목→43번 국도→광지원→동문→산성 로터리 <서울에서 30분~1시간 소요>
영남권  부산→부산-대구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경안 나들목→광주 <부산에서 3시간30분, 대구에서 2시간30분 소요>
호남권  광주→호남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경안 나들목→광주 <광주에서 3시간30분, 전주에서 2시간30분 소요>
충청권  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경안 나들목→광주 <대전에서 1시간30분 소요>
강원권  강릉→영동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경안 나들목→광주 <2시간30분 소요>

●고속·시외버스
서울→광주(시청)  1113-1번 동서울(강변역)~천호동~길동~중부고속도로~경안 나들목~광주~곤지암~동원(10분 간격 운행) / 13번 동서울(강변역)~천호동~신장~번천~광주(5분 간격 운행) / 13-1번 동서울(강변역)~천호동~길동~하남시~번천~광주~외대(20분 간격 운행) / 32번 동서울(강변역)~잠실~성남~모란~태전동~광주(20분 간격 운행) / 119번 잠실역~송파~약진로~중앙로~모란~분당~오포~광주(20분 간격 운행) / 17-1번 잠실역~송파~종행교~창곡동~약진로~중앙로~모란~분당~오포~광주(20분 간격 운행)
서울→퇴촌  13-2번 동서울(강변역)에서 매일 30분 간격 수시(05:10~22:50) 운행.
성남→광주  31번 성남(중앙시장)~모란~산업로~광주(30분 간격 운행)
광지원→남한산성  광지원 삼거리에서 불당리·검복리(남벽수) 경유해 남한산성(종로)까지 15-1번이 매일 17회(06:35~20:30) 운행.
남한산성→광지원  15-1번 매일 17회(07:00~21:00) 운행.
*경기고속 전화 031-765-2611

숙식(지역번호 031)

●남한산성권  중부면 산성리엔 고기를 차리는 식당이 아주 많다. 용마루(762-2025), 청와정(743-6557), 석산정(764-1810), 태전(743-6613), 백제장(768-7777~9), 한마당식당(743-6602), 남문관(743-6560), 산성오복식당(767-7355~8)은 닭·오리요리 상아궁(744-0607)은 한식을 차린다. 밀원별장(743-6613)에서 숙박할 수 있다.
●분원권  남종면 분원리에 광주관광호텔(767-7355~8), 남한강호텔(768-7777~9), 그린힐파크(743-6570), 광주관광호텔(743-6620), 남한강호텔(743-6602), 광주관광호텔(744-0607), 강촌매운탕(767-9055), 남한강회집(764-8918), 앵두나무집(767-0420), 붕어와연인들(797-7088), 유대감집(767-8592), 아리아스카이라운지(765-0852) 등이 있다.
퇴촌면 관음리에 도장골보리밥집(764-8899), 산마루공원(764-9007), 아리수가든(767-9266), 쇠뫼기(764-8284), 퇴촌밀면집(764-8282), 오사카(767-5080), 늘푸른여관(718-3991) 등이 있다. 또 천진암 가까운 우산리에 앵자산장(762-3191), 스타파크여관(718-3767) 등이 있다. 경안천이 가까운 광동리에 타워호텔(762-0154), 파워파크장(765-3780), 수연장여관(766-7062), 랑데부(766-0008), 타워호텔(761-9282), 강변파크여관(767-9505), 랑데부(767-5288) 등이 있다.
●중앙권  실촌읍 곤지암리에 천궁파크(763-7578), 에덴파크(764-8265), 꿈의궁전(762-6966), 놀뫼칼국수(764-8265), 구일가든식당(763-6366), 동서소머리국밥집(763-1949), 산정숯불갈비(765-7788), 본가소머리국밥(764-6155), 삼정(768-4333) 등이 있다.
초월읍에 아미고모텔(765-7788), 아이고(765-7789), 남촌파크(768-4333), 초월파크여관(764-6155), 산장파크여관(763-6538), 산장파크(764-1456) 등이 있다.
*광주시청 문화체육과 031-760-2722~6
*광주문화원 031-760-2723


/ 글·사진 민병준 sanmin@empal.com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