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요점(要點)과 약점(弱点)

〈제3보〉(31~48)=류징(劉菁·32)은 소위 6소룡(小龍) 출신 멤버로 2001년 국내대회서 한 차례 우승한 게 고작이다. 현재 중국 랭킹은 27위. 세계대회 8강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실적인 셈이다. 한상훈도 “일단 류징에게는 결코 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훗날 토로했다. 하지만 한국의 이름 모를 초단과 일전을 앞둔 류징 역시 가슴이 부풀었던 건 아니었을까.

31은 요점(要點)이지만 ‘가’의 약점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이 수론 ‘가’로 잇고 백 32 때 ‘나’를 차지하는 작전도 유력했다. 31로 간 바엔 33은 절대수. 33을 생략하고 ‘나’로 달려가는 것은 참고 1도 1의 침입이 매섭다. 9까지 흑의 불리한 수상전이 예상된다. 백도 이제는 34의 반상(盤上) 최대처에 손이 돌아왔다.

35는 예정된 붙임. 백은 36에 끼워 기세로 맞선다. 흑도 이 때 38쪽에서 단수치는 것은 단점이 두 군데 남아 안 좋다. 42는 참고 2도 1이 상책일 듯싶지만 4 이후 A와 B를 맞봐 나쁘다. 결국 46까지의 교환은 이런 형태의 상형(常型). 다음 ‘다’로 지키면 백 ‘라’가 크다고 보고 47인데, 대신 48의 준동은 각오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