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반전! 인생반전! 숨겨둔 이야기 백편도 넘어요”

이번 주 충무로에서 가장 큰 화제 중의 하나는 ‘세븐 데이즈’(7 Days)였다. 개봉 첫 주 흥행 3위에 그쳤던 이 ‘스피드 스릴러’가 두 번째 주말(23~25일)에 1위로 뛰어오른 것. 29일에는 관객 110만 돌파의 경사도 겹쳤다. 스크린 확보와 마케팅 물량 공세로 첫 주 승부를 보는 최근의 극장 환경에서는 유례 없는 반전이다. 특히 올해 들어 첫 주에 1위를 하지 못한 한국영화가 2주차에 1위로 올라선 것은 처음 있는 일.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이 괴력을 발휘한 희귀한 사례다. 이 작품이 자신의 세 번째 연출작인 원신연(38) 감독은 “단순히 빠르고 현란하다는 이유로 성공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정색했다.

‘세븐 데이즈’의 가장 큰 특징은 긴박감 넘치는 장면전환. 납치당한 딸을 구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여 변호사(김윤진)의 피 말리는 일주일을 그린 이 범죄스릴러는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무려 3800컷을 이어 붙였다. 빠르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타짜’가 2800컷이었으니, 비록 보지 않은 관객도 그 속도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봉 이전 평단에서는 스타일 과잉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원 감독은 “어머니의 모성을 클로즈업으로 담아내는 장면에서 (우리 영화의) 카메라는 아주 정적인 상태”라면서 “이 영화가 빠른 스타일영화의 전범(典範)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빠르기만 하다는 판단은 편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