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부터 이세돌·강동윤 대결 ‘빅매치’

고지(高地)가 눈앞에 보인다. 지난 4월 개막해 7개월여를 달려온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가 7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국내 바둑계에서 단연 최고의 ‘시장’으로 등장한 바둑리그 우승은 단체 상금 2억5000만원. 명예와 ‘실속’이 함께 걸림으로써 4개 팀은 제각기 사력을 다 한 마무리를 다짐 중이다. 리그 MVP 상금 1000만원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3일 마감된 준플레이오프 오더를 열어본 결과 첫 판부터 이세돌(제일화재) 대 강동윤(울산디아채)의 에이스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국내외 타이틀 무대를 휘젓고 있는 최강자와 바둑리그 다승왕(12승1패) 간의 격돌이다.

통산 전적은 이세돌이 4승1패로 앞서있지만 5대5의 승부란 게 중론. 이어 배준희 대 윤현석, 김주호 대 박승화, 조훈현 대 백홍석, 진동규 대 고근태 전으로 이어진다. 상대 대결에선 박승화와 조훈현이 각각 1승, 2승1패로 리드하고 있고 나머지 2판은 동률이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제일화재는 역대 바둑리그 4년간 ‘개근’하고도 아직껏 우승을 맛보지 못한 비운의 팀. 서건우가 11월 초 5주 군사훈련에 들어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경우에나 출전이 가능하다는 것도 악재다. 하지만 최고참 조훈현을 중심으로 팀원 모두가 첫 우승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 이홍렬 감독은 “에이스 이세돌이 상대 팀 최강 기사를 만나야 한다는 전략이 일단 적중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디아채는 후반기에만 6승1패를 기록할 만큼 상승세다. 남은 세 차례 관문을 모두 통과해 정상까지 밟는다면 지난해 Kixx에 이어 두 번째로 신생 팀 우승 신화를 만들게 된다. 강동윤 백홍석 고근태 등 ‘상위 타선’ 승수 합계가 27승으로 4팀 중 가장 높다. “초반 3국 중 1승만 거둔다면 후반부는 안정감에서 우리가 앞선다”는 게 김영환 감독의 진단. 두 팀은 정규 시즌서 1승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었다.

정규리그 2위 신성건설은 막판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 어느 팀이 올라와도 자신 있다는 자세다. 조한승(3연승) 목진석 홍성지(이상 2연승) 등 1~3장이 시즌 막판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4지명자 이후 ‘하위타선’의 감각이 살아난다면 2년 만의 정상 복귀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

정규리그를 11승3패란 경이적 승률로 마친 영남일보는 느긋하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시즌 최종전서 에이스 이영구를 쉬게 하고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을 만큼 여유가 넘친다. 곧 ‘단합대회’도 가질 계획. 고른 전력으로 ‘타순’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는 강점을 살리면 지난해 최하위에서 일약 통합우승 도약 신화가 가능해 보인다.

포스트시즌 진출 4팀 중에선 신성건설에 유일하게 패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