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 연연않고 한판한판 둘 생각”

목진석(27·사진) 九단의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주 제9회 농심배서 귀중한 3승을 보태면서 3일 현재 87승 27패를 마크, 93년 이창호가 세운 90승(19패)까지 단 3승 앞으로 다가섰다. 목 九단은 4일 조대현과 맥심배 준결승, 6일 이정우와 원익배 8강전을 치르고 10일부터는 마스터즈 대회에 출전할 예정. 또 14일엔 바둑리그 플레이오프도 시작돼 이달 중순쯤 역대 최다승 기록 경신이 이뤄질 전망이다. 농심배 직후 곧바로 상경해 일요일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목 九단과 통화를 나눴다.

―목 九단의 3연승으로 한국의 농심배 우승이 유력해졌다. 처음 목표는 몇 승이었나.

“가급적 연승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목표도 따로 없었다. 창하오와의 마지막 판을 허무하게 져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내 몫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이 눈 앞에 왔다. 마스터즈 배는 최고 7국까지 둔다던데….

“기록 달성을 미리 장담할 수는 없다. 만약 달성한다면 매우 영광스러울 것 같다. 다만 승수만 많고 타이틀은 하나도 따지 못해 아쉽다. 최다승 기록 역시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 한 판, 한 판 열심히 두어나갈 생각이다.”

―올 들어 현재 114국을 소화했다. 종전 연간 최다대국(93년 이창호·111국)은 이미 지난주 앞질러 버렸다. 사흘에 한 판 대국한 꼴인데, 체력적으로 견딜 수 있던가?

“평소 체력관리에 주력하고 집중력을 높인 덕인지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오늘은 좀 예외지만 평소엔 주말마다 축구를 한다. 속기(速棋) 기전이 대폭 늘어난 것도 도움이 됐다. 나보다는 중국리그에 출전하는 (이)세돌이가 훨씬 힘들었을 것 같다.”

―작년 한 때 국내랭킹 21위까지 내려갔다가 이번 12월 랭킹에서 5위까지 올라왔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

“가끔 받는 질문인데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웃음). 공부 방법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각오도 매년 다지는 건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목표는?

“랭킹도 더 올라야겠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타이틀이다. 지금 4~8강에 올라있는 맥심배 원익배 기성전 등에서 내년 초까지 꼭 결실을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