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심포니의 ‘막내’ 이주람

이주람(23·사진)씨는 미국 보스턴의 명문 음악 학교인 뉴 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 전문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는 욕심 많은 음악인이다. 그런 이씨가 최근 세계 유수의 음악 뉴스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됐다. 120여 년 역사의 미국 명문 교향악단인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SO) 최연소 종신 단원(바이올린)이 된 것이다.

“지금도 1주일에 3번씩 등교하는 생활에는 변함 없어요. 공부하면서 동시에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거죠. 지난해는 실내악 수업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는데, 연주가 많을 때면 학교에서도 이해해주는 편이에요.”

BSO의 카네기 홀 콘서트를 위해 뉴욕에서 전화를 받은 이씨의 목소리는 경쾌했다. 단원 100여 명 가운데 막내이지만, 이씨는 오케스트라의 ‘프로 근성’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할아버지뻘의 단원들이 저를 어린 아이로 여기지 않고, 동료로 바라보며 함께 대화하고 토론해요. 때로는 신기하죠.”

이씨는 4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서 7세에 데뷔 무대를 가졌고, 커티스 음악원을 마친 뒤 뉴 잉글랜드 음악원에 진학했다. 지난해 225대1의 경쟁률을 뚫고 BSO에 합류했고, 최근 종신 단원이 됐다.

아버지 이재규씨는 KBS 교향악단의 첼로 단원, 언니 이보람씨는 독일 보쿰 교향악단의 첼리스트인 음악 가족이다. 내년 졸업 전까지는 당분간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이중 생활’을 해야 하지만, 이씨는 “바쁘게 사는 게 좋은 거죠. 열정이 있다는 뜻이니까”라며 씩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