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통을 담은 영화라 더욱 혼신의 연기”

    입력 : 2007.12.07 00:15 | 수정 : 2007.12.07 06:08

    링컨 암살 사건 다룬 ‘내셔널 트레저 2’ 주인공 니컬러스 케이지

    영화사 디즈니 제공






    “미국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담고 있는 영화라서 더 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5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내셔널 트레저 2―비밀의 책’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인공 니컬러스 케이지(Cage). 182㎝ 훤칠한 키의 그는 검은 정장 차림에 단정한 웃음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인 링컨 암살 사건이 영화의 핵심인데, 무겁고 조심스러운 소재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3년 전 겨울 개봉했던 1편은 전 세계에서 3억 4700만 달러(약 3200억 원)를 벌어들였다. 제작비의 세 배 이상을 벌어들인 대성공이었다. 덕분에 니컬러스 케이지는 자신이 블록버스터에도 걸맞은 이지적이고 유머러스한 영웅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존 터틀타웁(Turtletaub) 감독은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니컬러스 케이지를 추천했을 때 할리우드 영화의 전통적 영웅상과 거리가 있어 고민했다”면서 “하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해보니 빼어난 유머감각과 자유로운 연기 정신의 주인공이었다”고 그를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영화에서 니컬러스 케이지가 연기하는 주인공 벤 게이츠는 모험을 즐기는 고고학자. 2편에서 그는 링컨 대통령 암살 공모자로 몰린 고조부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다.

    그는 “평소에도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유물이 많은 도시를 찾아 과거를 느끼는 것을 좋아했다”면서 “미국은 참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난 나라라는 것을 촬영 과정에서 새삼 느꼈다”고 했다. “서울, 런던, 파리처럼 수천 년의 역사가 겹겹이 쌓여 있는 도시에서도 특별한 매력을 느껴요. 미국에서는 그런 느낌을 주는 도시가 바로 뉴올리언스죠.”

    꽤 오랫동안 할리우드의 빼놓을 수 없는 주연급 스타로 자리를 굳혀온 그이지만, 80~90년대에는 ‘애리조나 유괴사건’, ‘광란의 사랑’ 등 비주류적 작법의 영화에도 자주 출연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구축해왔다. “모험 영화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래서 안식을 주는 작품이에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대형 스튜디오들이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작은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들의 본성을 심도 있게 다룬 영화들이죠.”

    내년 5월 개봉할 ‘인디애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언급하며, ‘벤 게이츠와 인디애나 존스의 차이’를 묻자 그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며 “벤 게이츠는 미신과 혼령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했다. “벤 게이츠는 역사책 속의 사실들만을 볼 뿐이죠. 명탐정 셜록 홈스와 비슷한 것 같아요.” 한국인 아내 앨리스 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유명한 그는 자신의 보물 1호로 “아내와 아들”을 꼽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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