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입양위해 가짜 결혼한 둘은 결국 사랑하게…

당신은 아이를 너무 갖고 싶다. 살면서 유일하게 바라는 게 ‘입양’인데 제도상 결혼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단다.

당신은 절대 결혼하고 싶지 않다. ‘절대 후각’으로 불릴 만큼 향수 회사 속 당신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런데 집안 여자들이 가만히 두지 않는다.

각자의 고민을 가진 남녀가 하나의 접점으로 뭉쳤다. 6일 개봉한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법’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결혼하기 싫은 남자는 ‘신부가 식장에 오기도 전에 도망쳐 버리는’ 작전을 제시하고, 오로지 ‘혼인 서약서’가 필요한 여자는 ‘OK’한다.

앤틱 디자이너인 엠마(샬롯 갱스부르)는 그녀가 원하기만 하면 남자가 줄줄 따를 것 같은 스타일. ‘계약 연애’를 증명하기 위해 엠마를 집에 데려간 루이스(알랭 샤바)는 오히려 머리를 쓰다 덜미를 잡힌다. 7명의 집안 여성들이 모두 엠마에게 푹 빠져 버린 것이다.

결혼식 날 엠마가 도망간 이유를 루이스의 잘못이라고 따지고 들며 7명의 여인이 속사포처럼 그를 ‘말’로 고문한다. “알고보니 엠마가 꽃뱀이었다”며 가족에게 최대한 불쌍해 보이려고 또 다른 작전을 세웠지만, 결국 ‘동거’라는 형식을 빌어 가짜 연애를 증명할 지경에 달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빠져든다.

로맨틱 코미디 구성을 빌었지만, 이 영화는 ‘결혼’이라는 형식적인 제도 자체에 집착하지 않는 프랑스 사회에 대한 풍자도 담고 있다.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처럼 상황적인 웃음 보다는 세련된 이미지로 승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딱 하나 아쉬운 건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을 이 영화를 보고 나선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원제는 ‘Prete-moi ta main(네 손을 빌려줘)’다.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