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영, '결별설' 털고 '기다리다 미쳐'로 털털한 새모습

손태영만큼 희한한 사연을 지닌 배우가 있을까.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는 많지만 유독 그녀만 딱딱하고 정형화된 이미지가 강하다. 딱히 그런 이미지가 굳어질 만한 역할을 맡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손태영의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데뷔 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남부럽지 않게 받았다. 그러나 연기자 손태영보다는 늘 그녀의 연애담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최근에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새 영화 '기다리다 미쳐'(감독 류승진)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영화배우 손태영' 보다는 '최근 쿨케이와 결별한 손태영'이 화제로 떠오를 뿐이다.

오죽하면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새해 목표라고 말할까.

손태영은 모든 걸 훌훌 털어내고 '기다리다 미쳐'로 새해를 활짝 열어젖힐 작정이다. 2008년 1월1일 개봉이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연하남 장근석을 군대 보내고 갈등을 겪는 물리치료사 김효정을 연기했다. 연하남과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엮어가며 웃음 짓기도 하고 가슴도 아파하는 역할. 특히 그동안 보여지지 않았던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는 군대와 사랑이 주된 테마다. 사랑도, 이별의 아픔도 겪을 만큼 겪어봤다. 한데 정작 군대와는 전혀 담을 쌓고 살아왔다. 군대 갔다 온 오빠나 남동생도 없고, 훈련소 근처도 가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군대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여느 대한민국 여성들과 다를 바 없었다.

군대가 주가 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해의 폭이 다를 수 밖에 없을 터. 출연이 확정되자마자 논산 훈련소 견학을 다녀오고,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인터넷 모임에도 들락거렸다. 해군에서 복무 중인 형부(피아니스트 이루마)도 나름대로 도움이 됐다.

"다른 건 몰라도 군대 있는 남자의 불안한 심리 상태는 잘 알겠더라구요. 결혼하기 전에 언니 때문에 얼마나 노심초사해하던지…. 개봉하면 부대원들의 단체 관람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모르죠. 이제 겨우 상병인걸요."

상대역을 맡은 장근석과는 실제로도 일곱 살 차이가 나지만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단다. "애가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촬영 중에도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이야기해요. 덕분에 잘 묻어갈 수 있었죠."

여러 번 생채기가 나고 아물면서 애정관도 변했다. 이젠 좀 신중해져야겠단다. 신중…. 사랑에 대해 순진했고 열정적이었던 그녀가 이제 사회에, 그리고 연예계에 길들여져 가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아팠던 만큼이나 더욱 알차고 여문 모습의 연기자로 거듭날 손태영의 2008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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