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박세은 비상… ‘점프’뉴욕 진출… 오페라극장 불

아듀 2007년. 올 한 해 공연계는 아쉬움과 기쁨이 정확히 절반씩 교차했다. 연말 예술의전당 화재로 국내 오페라·뮤지컬 계에 초비상이 걸렸고, 고액 티켓 논란과 뮤지컬 ‘라이온 킹’ 조기 폐막이 어두운 구름을 드리웠다. 반면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발레리나 박세은이 연이어 낭보를 보냈고, 백건우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로 음악계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조선일보 공연팀이 뽑은 올해의 10대 뉴스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이펙트

지난 2월 KBS 교향악단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협연을 시작으로 ▲5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베토벤 협주곡 4번 ▲8월 서울시향과 브람스 협주곡 1번 등 올해 클래식 무대에서 가장 사랑 받았다. 런던 필하모닉과의 런던 데뷔 협연까지 누구보다 숨가쁜 한 해를 보냈다.

◆박세은,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

지난해 잭슨 콩쿠르에서 금상 없는 은상을 받은 발레리나 박세은(19)이 올해 초 로잔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세계 4대 발레 콩쿠르 가운데 두 봉우리를 정복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삼국지’를 중국에 역수출

연출가 손진책이 지난 6월 중국 난징에서 현지 배우들을 데리고 ‘삼국지·오(三國志·吳)’를 공연했다. 한국의 마당놀이 ‘삼국지’ 공연 라이선스를 삼국지 본고장에 내다판 것이다. ‘삼국지·촉’ ‘삼국지·위’ 공연도 검토 중이다.

◆홍혜경 김우경 성악 커플 탄생

지난 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한국 성악가 최초 동시 주역에 이어 내년 9월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 동시 주역까지 소프라노 홍혜경과 테너 김우경의 호흡은 대서양을 뛰어넘었다. 칼라스와 주세페 디 스테파노, 게오르규와 알라냐, 네트렙코와 빌라존의 앙상블이 더 이상 부럽지만은 않다. 18세의 나이 차는 단지 숫자일 뿐이다.

◆진은숙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

바그너의 오페라들이 초연됐던 유럽의 명문 오페라 극장인 독일 뮌헨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진은숙의 오페라가 여름 축제의 문을 열었다. 원작자의 상상력을 유쾌·상쾌·통쾌한 음표의 유희로 바꿔놓았지만, 정작 초연 직후 작곡가는 “순댓국이나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뮤지컬 ‘라이온 킹’ 조기 폐막

일본 극단 시키(四季)가 지난해 들여온 뮤지컬 ‘라이온 킹’이 1년 만인 10월 말 퇴장. 1997년 미국 초연 뒤 영국·일본 등 8개국을 돌며 흥행 불패 신화를 쌓은 이 뮤지컬이 자존심을 구긴 사건이었다.

◆45만원… 여전히 고액 티켓 논란

2005년 베를린 필에 이어 올해 빈 슈타츠오퍼의 내한 공연 최고가도 45만원이었다. 공연장이 우리 사회 양극화의 축소판인 것 같아 음악 팬들의 마음도 가볍지만은 않았다.

◆‘점프’ 뉴욕 진출

무술 코미디 ‘점프’가 10월 7일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을 시작했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관람하는 등 화제를 모으며 흥행 중이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단 20분의 불로 사실상 이 극장은 1년간 올스톱됐다. 내년 생일 20주년을 앞두고 있던 예술의전당도 무거운 시름에 빠졌다.

◆백건우 베토벤 소나타 연속 연주회

3년간의 베토벤 소나타 녹음을 마친 백건우의 귀환 무대였다. 오디세우스를 맞이하는 관객들의 1주일도 더불어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