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초강력 태풍(颱風)

〈제12보〉(182~191)=이세돌이 2007년 말 현재 보유 중인 타이틀 수는 모두 6개. 타이틀 수만 보면 1년 전(5관왕)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유 타이틀의 질적 측면이나 승률 등으로 볼 때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명실공히 국내 톱 랭커로 자리잡았다. 이세돌이 새해 벽두 연속 치러질 LG배와 삼성화재배 결승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국제 판도도 새롭게 정리될 전망.

이제는 우하귀 백도 182의 보강이 불가피해졌다. 빵때림의 위력은 초강력 태풍 못지않다. 이때 작렬한 183이 마무리 펀치. 사해(四海)가 튼튼해진 흑으로선 세상에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 백이 185 자리에 붙여 차단을 시도해봐도 참고도 12까지 처리해 흑의 필승이다. 좌하 일대 백이 돌연 사경에 처하는 것.

참고도보다는 낫지만 좌하 백 일단이 엄청 외로워진 것은 실전도 비슷하다. 한때 중원을 지배할 수도 있었던 백은 도처에서 형태가 찢어지며 초라한 난민(難民)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190으로 구명보트를 던지자 흑은 즉각 191. 이 수로 ‘가’의 쌍립 자리에 놓아 좀 더 노골적으로 차단해 갈 수는 없었을까. 다음 보에서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