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1499억원의 돈이 도둑맞았다.'
이 금액은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영화계가 불법 다운로드로 도둑 맞은 돈이다.
최근 저작권보호센터가 펴낸 '2007 저작권 침해방지 연차보고서'는 영상물 114억3483만6616편이 불법 유통됐고, 합법시장의 침해 규모가 약 1조1499억원이라고 추산했다. 또한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은 월 평균 영상 27편을 불법 다운로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2001~2006년간 불법다운로드로 인한 매출손실을 약 5조5000억원, 고용손실 6만여명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불법 다운로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적, 범죄적 문제라고 할 정도다.
뿐만 아니다. 최근 작성된 'OECD 위조상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불법 복제의 심각성이 거론됐다. 국제사회는 이미 우리나라를 저작권 침해국가로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심각한 국제 문제가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 문제는 영화인들에겐 직접 피부로 느끼는 현실의 문제다.
지난 9월 박찬욱, 정윤철 감독, 김동호 부산영화제집행위원장 등 많은 영화인들은 직접 발벗고 나서 불법다운로드 근절을 대중들에게 호소했다. 정윤철 감독은 이 자리에서 "영화 '좋지 아니한가'의 DVD 출시와 함께 불법 다운로드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질문이 쇄도해 포털의 검색어 순위에까지 올랐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영화인들은 한국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불법 다운로드를 꼽는다.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 제작비 회수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는 극장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안정한 구조다.
영화의 제2차 시장인 비디오, DVD 등에서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어야 재투자로 이어지는데 불법 다운로드로 2차 시장이 고사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DVD 매출이 극장 매출을 넘어선 지 오래다. 미국과 한국의 영화계 차이는 불법 다운로드 환경과 저작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정도다.
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관광부와 저작권보호센터, 영화인 등이 다방면에서 불법 다운로드의 폐해와 심각성을 홍보하고 단속에도 나서지만 실질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불법 다운로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공짜 영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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