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희, '뜨거운 것이 좋아'서 묘한 동성애 연기 눈길

지난 한 해 '텔 미' 열풍을 일으키며 온 국민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원더걸스의 소희가 이번엔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 간판도 원더걸스 소희가 아니라 신인 배우 안소희로 바꿔 달았다.

오는 3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안소희는 다음 주 목요일(17일) 개봉하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감독 권칠인)에서 사춘기 소녀 강애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당찬 연기를 보였다.

혹자는 안소희의 발탁에 대해 '원더걸스 열풍에 편승한 얄팍한 상술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뜨거운 것이 좋아'는 지난 4월 크랭크인했다. '텔 미'가 뜨기 전이었고, 안소희는 어릴 적부터 가수와 연기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던 욕심많은 소녀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원더걸스 오디션을 봤는데요. 저만 연기까지 준비를 해 간 거예요." 영화 '어린 신부'의 문근영 연기를 따라 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우던 소녀는 3년 만에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첫 연기, 첫 촬영 현장. 모든 것이 새롭고 어색하기만 한 소녀 안소희에게 '엄마'와 '이모'는 듬직한 버팀목이 돼 줬다. 특히 극중 엄마 역을 맡은 이미숙은 막내딸과 동갑내기인 안소희를 귀여워했고, 안소희 역시 이미숙을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다. 대선배 이미숙의 사랑이 신인 연기자 안소희에게 훌륭한 자양분이 됨은 물론이었다.

안소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그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게 바로 동성애를 암시하는 묘한 설정이었다. 친구 미란과의 키스신은 기자 시사 직후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비록 극중이긴 하지만 설레는 첫 키스를 여배우와 한 기분이 어땠을까. 한창 민감할 나이임에도 대답이 의외로 싱겁다. "어차피 설정일 뿐이잖아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좀 놀라기도 했지만 막상 촬영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좀체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무대 위의 소희와는 달리 스크린과 실생활에서의 안소희는 역시 '소녀'였다. 본인에게 '안만두'라는 별칭을 붙게 한 볼살이 고민인 사춘기 소녀.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게 '쌩얼'로 친구를 만나러 다니고, 인터넷에 올라온 '안소희 왕따설' 등을 보며 멤버들과 함께 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요즘 아이가 바로 안소희였다.

하지만 당찬 포부는 그녀가 괜히 '원더'(wonder:놀라운) 걸스가 아님을 알 수 있게 했다.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저는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해요. 원더걸스로 춤과 노래를 보여드렸다면, 이젠 연기자 안소희로 감춰진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많이 기대해 주세요."

활기차고 야무진 당찬 소녀 안소희. 이젠 '텔 미'(Tell me)가 아니라 '쇼 미'(Show me)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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