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미국 박스오피스 최후 승자는…

파라마운트 영화사가 2007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파라마운트는 성탄절까지 미국 내에서 14억70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로 막바지 피치를 올렸던 워너브라더스(13억4000만 달러)를 약 1억 달러 차이로 제쳤다.

연합뉴스 1월 1일 보도


흔히들 'UIP직배'라는 소리를 자주 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이 'UIP'는 'UPI'가 됐다. 'UIP'는 뭐고 'UPI'는 무엇일까. 앞의 것은 영화사가 세 개나 모여있고 뒤의 것에는 영화사가 하나만 있다. UIP는 '유니버설'과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파라마운트'가 해외시장을 위해 공동으로 만든 배급사였다. 영어로 풀어쓰면 유나이티드 인터내셔널 픽처스.

따라서 1988년 이후 흔히들 'UIP직배'라고 얘기한 것은 미국 메이저 회사들이 국내시장에 직접 배급의 시스템으로 뛰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UIP는 지난해 최종적으로 해체됐다. 처음엔 유나이티드 아티스트가 독자적으로 해외 배급을 하겠다며 뛰쳐나가더니 지난해에는 결국 파라마운트마저 딴살림을 차려 나갔다. 결국 달랑 유니버설만이 남게 된 것이다. 'UPI'란 유니버설 픽처스 인터내셔널(코리아)의 약자다.

한국에는 이렇듯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이름들이 조금씩 다르게 알려져 있다. UPI를 비롯해 소니픽처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와 워너브라더스, 20세기 폭스 등 4개사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할리우드는 7대 메이저로 분류된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위의 한국명들을 좀 '풀어헤칠' 필요가 있다. UPI는 유니버셜로, 소니브에나비스타는 각각 소니픽처스와 디즈니로, 워너와 폭스는 그대로 가고, 여기에다 파라마운트와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를 붙이면 된다.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는 최근 톰 크루즈가 인수했으며 첫 작품으로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한 '로스트 라이온즈'를 내놓기도 했다.

이들 7대 메이저 가운데 국내에서는 파라마운트가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국내 대기업 영화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 때문이다. CJ는 1996년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첸버그, 데이빗 게펜이 설립한 드림웍스에 약 3000만 달러 가치의 지분을 확보, 경영에 참여한 바 있다. 이 드림웍스가 지난해 파라마운트로 넘어갔고 CJ는 이제 파라마운트 지분을 갖게 된 것. 이에 따라 파라마운트가 만든 영화는 국내에서 모두 CJ가 배급하고 있다.

현재 개봉 중인 '꿀벌 대소동'을 비롯해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트랜스포머' '슈렉3' 모두 파라마운트의 배급 작품이다. 이들 작품 덕에 파라마운트는 미국 내 메이저 가운데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돈을 많이 번 회사가 됐다. 파라마운트의 2007년 흥행 총수입은 14억8000만 달러(약 1조3300억원).

미국 국내에서는 파라마운트가 9년 만에 정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해외시장을 통틀어서는 워너브라더스가 총수입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너브라더스가 미국 밖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21억5000만달러(약 2조원). 국내 수입까지 합하면 워너의 총수입액은 3조3000억원 정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너의 최근 영화로는 연말에 개봉됐던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 등이 있으며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300' 등도 워너 영화들이었다.

이들 7대 메이저들은 새로 시작한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를 제외하고 자국 내 총수입이 모두 각각 10억 달러를 넘겼으며 총액은 약 96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6%의 성장세를 나타낸 것. 해외시장에서의 수입총액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수입 액수 역시 100억 달러에 가깝게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15% 상승한 규모다.

한국 영화시장이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각축장이 된 지는 이미 오랜 얘기다. 할리우드의 어떤 메이저가 최고 자리에 올랐는지, 또 그 메이저가 국내 어떤 회사와 손을 잡고 있는지가 국내시장을 분석하는 데 있어 일정한 풍향계 역할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