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영화속 연쇄살인범은 많지만 롤모델은 없었다"

'연쇄살인범' 하정우.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책속에서 연쇄살인범이 존재했지만 하정우에게는 뚜렷한 롤모델은 없었다.

하정우는 나홍진 감독의 첫 장편영화 '추격자(제작 영화사 비단길)'에서 열두 명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마로 분해 5개월 간의 촬영을 마치고 14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가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촬영기간동안 오후 6시부터 12시간동안 촬영을 진행해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게 됐다는 하정우는 급기야는 수면장애를 앓을 정도였다.

촬영기간 중 힘든 일이라면 수십 시간에 걸쳐 진행된 결투 장면을 비롯해 빗속을 하염없이 달려야 하는 추격신도 있었다. 하지만 하정우에게는 촬영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캐릭터 분석을 위해 많은 고민을 기울였던 힘든 시간도 있었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 나홍진 감독으로부터 네 권의 책을 선물받았다는 하정우는 "감독님이 주신 책을 비롯해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모든 책과 영화는 다 봤다. 심지어는 미국드라마까지 봤다"면서 "무언가를 보면 볼수록 혼동이 되는 사람도 있겠으나 난 반대의 경우다. 그전에 했던 배우들을 통해 내가 무언가를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많은 작품을 찾아봤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좀 달랐다. 하정우로서는 여러 작품들을 볼수록 '연쇄살인범'으로서 자신이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악역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살인범의 유아적인 부분을 보고 연기를 해보자. 그저 의식의 흐름에 맡겨보자는 생각을 했다"는 하정우는 결국 "연쇄살인범을 연기하는 데에 그동안 많은 작품속에 연쇄살인범이 존재했지만 뚜렷한 롤모델은 없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자신이 만들어갈 수 있고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이었다"는 하정우는 "무엇보다도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개월 동안의 혹독한 촬영을 진행한 탓에 작업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몽롱하고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는 하정우는 '추격자'를 통해 다시 한 번 새롭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