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현실적 대안(代案)

〈제9보〉(109~124)=고노린은 한국 기사들과는 어떤 전적을 올렸을까. 2007년 기록을 살펴보면 만만치 않은 솜씨를 뽐냈다. 중환배에선 세계 정상을 넘나드는 이세돌을, LG배 1회전 때는 한국 신예군의 간판 강동윤을 각각 꺾은 것. 대신 중환배와 삼성화재배에선 박영훈 및 박정환에게 져 총전적 2승 2패를 마크했다. 세계 최강인 한국의 톱 스타들과 맞서 대등한 전적을 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109로는 좀 더 현실적인 수단이 있었다. 참고도 1, 3에 두어 집을 챙기는 쪽으로 변신하는 것. 백은 6까지 연결해 가는 게 고작인데, 그때 7을 차지한다. 이것으로 중앙 백 두 점은 움직이지 못해 흑의 진지로 편입되고, 하변 백에 대한 위협도 더욱 강화된다. 이랬으면 흑이 훨씬 편한 종반이 됐으리란 결론.

백은 116 이하 124까지 하변부터 안정시키는 쪽을 택했고, 이 대목에서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남은 관심사는 상중앙 백 대마의 안위(安危). 승부처를 맞아 고심을 거듭하던 흑도 123수부터 초읽기에 합류했다. 흑은 '가'와 '나' 중 한 곳에서 단수쳐야 할 것 같은데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