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

〈제10보〉(125~132)=대마(大馬)는 좀체 잡히지 않는다. 바람 앞의 촛불 같다가도 용케 두 눈을 내곤 한다. 프로들이 웬만해선 살의(殺意)를 품지 않고 대신 이득을 취하려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만약 칼을 뽑았다면 평화적 방법으론 승산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125 쪽의 단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이 수로 126에 단수치는 변화를 살펴보자. 참고 1도 7까지는 일단 필연. 백이 8, 10으로 정비하면 흑도 11이 불가피하다(9…△). 계속해서 참고 2도 1이 쌍립의 곳 급소 강타. 9까지 선수로 회돌이친 후 13까지 활형을 확보한다(10…1). 끝까지 잡으러 간다면 14로 치중해야 하는데 23에 이르러 흑의 파탄이다.

그래서 125에 단수친 뒤 127로 보강했으나 백 128에 손이 돌아와선 잡힐 말이 아니다. 131까지는 내친 걸음. 132로 중앙 백 대마는 마침내 우변 우군의 품에 안겼다. 여기서 흑이 '가'로 나와 좀 더 저항하는 수단은 없을까. 초보적 수읽기이니 내일 '정답'을 보기 전 미리 맞혀 보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