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논란 ‘숏버스’ 일반 극장 상영 가능”

배우들의 실제 성행위와 집단성교 장면 등 파격적인 성(性) 묘사를 담고 있어 음란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화 ‘숏버스’(http://www.shortbusthemovie.com)가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될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정종관)는 20일 “숏버스 수입사 스폰지이엔티가 음란성이 극심하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 결정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며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상대로 낸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영등위는 지난해 4월 “성적 쾌락지상주의의 추구, 집단 성교, 남녀 자위, 정액 분출 등 음란성이 극심하다”는 이유로 '숏버스'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 처분을 내렸다. 수입사 측이 재분류 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등위가 동일한 결정을 내리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프랑스, 영국 등 대다수 외국에서 15세~18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 분류된 점, 다수의 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 점, 영화평론가들로부터 음악. 영상 등 예술성을 인정받은 점 등에 비춰보면 해당 영화가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문학적. 예술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음란영화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국내에는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 상영관이 단 1개에 불과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사실상 국내 개봉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숏버스는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현재 제한상영관이 1곳 밖에 없는 국내 현실상 해당 영화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게 된다면 일반 국민이 그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권리가 심하게 제한 된다”며 “영화제작자 등도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를 피하기 위해 영화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해 영화 관련 기본권이 간접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헤드윅'으로 유명한 존 카메론 미첼의 작품 '숏버스'는 제59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분 초청작으로 관심을 받았고,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작으로 지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