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박용우, 조선 최고 사기꾼 변신

박용우라는 이름 석 자로 떠올릴 수 있는 게 뭘까. 아마도 서글서글한 미소와 특유의 복식 웃음일 게다. 한데 '달콤살벌한 연인' '호로비츠를 위하여' 등에서 이어지던 그 웃음 소리가 한동안 사라졌다. 대신 '조용한 세상' '뷰티풀 선데이' 등을 통해 보여졌던 그의 모습은 처절함과 치열함 그 자체였다. 감정의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대던 그가 이번에는 오랜만에 예의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설날맞이 선물은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감독 정용기). 박용우는 조선 최고의 사기꾼이자 바람둥이인 오봉구 역을 맡아 '해당화' 이보영과 함께 30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한 한판 모험담을 펼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외형의 변화다. 예전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의상과 헤어 스타일 등이 눈에 띈다. "데뷔 후 가장 화려한 모습이죠. 옷도 많이 갈아입어야 하고 머리 모양도 자주 바꿔야만 했죠. 그런데 사실 화려한 배역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재밌더라구요, 하하하."

호리호리했던 몸도 한층 탄탄해졌다. 정 감독이 박용우의 반라 댄스 장면을 '강추 신'으로 꼽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그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대신 "이번만큼은 꼭 자랑하고 싶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혈의 누' 촬영 당시 차승원 선배를 보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긴 해요. 그렇다고 늘 근육질인 건 아닙니다. 배우로서 필요에 따라 몸을 만드는 거죠. 사실 '뷰티풀 선데이' 때는 영화 컨셉트와 달리 자꾸 '박용우 복근'만 화제가 돼서 참 민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자랑 좀 하려구요. 잘 좀 봐 주세요, 하하하."

이미 검증된 유머 감각에 틈틈이 익힌 마술과 다이나믹한 성룡식 액션은 '명랑 시대 활극'을 표방하는 영화에 날개를 달아줬다. 바람둥이 오봉구의 여자 꼬시기 비법은 바로 마술. 이를 위해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촬영으로 바쁠 때에도 꼭 짬을 내 마술 교습을 받았고, 액션신 도중에는 앞니가 부스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던 날 서울은 함박눈으로 뒤덮였다. 불과 1년 전 인터뷰 때만 하더라도 연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그가 중얼거렸다. "이런 날은 애인과 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얼마 전에는 난생 처음 집도 장만했고 세간살이도 새로 들여놨단다. 게다가 화려한 마술까지 모든 준비가 다 됐는데 정작 여자친구가 없다는 푸념이다.

이래저래 박용우는 정초부터 바쁘게 생겼다. 스크린 속에서는 '동방의 빛'을 찾아야 하고, 바깥에서는 '평생의 반려자'를 찾아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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