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폭풍전야

〈제2보〉(13~25)=올해는 무자(戊子)년 쥐띠 해. 국내 쥐띠 프로 19명 가운데 박정상 김주호 홍민표 최원용 등 84년생들이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중 세계 제패 경험이 있는 기사는 박정상 1명뿐이다. 일본의 세토(瀨戶大樹) 린한제(林漢傑), 중국의 왕시(王檄) 류싱(劉星) 셰허(謝赫) 등이 24세 동갑내기 쥐띠 기사들. 박정상은 이 대회 2회전에서 셰허를 눕히고 8강에 진입했다.

예상했던 대로 13이 놓였고 19까지 '기본형'이 재현된다. 18로 참고 1도 5까지의 변화는 흑의 빵때림이 역시 위력적이란 결론이 내려져 있다. 19 이후 백 '가'는 흑 '나'를 불러 득보다 실이 많다. 8분 만에 20으로 뛰어들자 흑도 13분을 숙고한 뒤 21로 뛴다. 수도 없이 반복돼 온 수순들이건만 대국자들은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23때 24로는 고분고분 '다'에 둘 수도 있다. 참고 2도 역시 흔히 보아온 진행. 24, 25 교환은 백의 권리다. 여기서 백은 '다'로 귀를 지킬까, 아니면 바로 '라'의 요처를 차지할까. 교과서적 진행으로 평화롭게 이어지던 바둑은 이 대목부터 비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다.